호시노 미치오,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청어람미디어, 2005

오랜만에 반납들어온 책이 마침 얼마전에 읽고 싶다 생각하던 차라 잽싸게 들고 왔습니다. 제목처럼 주제는 알래스카, 주제를 소화하는 방식은 사진과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작가는 사망한지 좀 되었습니다. 1999년에 사망했는데 책이 2005년에 나온 것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죽은 뒤에도 죽은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사진과 이야기는 살아 있으니까요.

이 책도 사실 조심해야하는 책중 하나입니다. 김영갑씨 책 못지 않게 사람을 부추깁니다. 어디론가 멀리 떠나서 그대로의 자연과 조우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알래스카~는 이번이 두 번째로 읽는 것임에도 첫 번째와 두 번째의 느낌이 너무 다릅니다. 최근 매너리즘에 빠진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마음이 황량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역마살이 갑자기 자라나는 듯한, 어디론가로 떠나야 할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군요.
지금 발목을 붙들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뿌리치고 티켓 한 장만 끊어서(왕복이 아니라) 알래스카에 들어가 홀로 자신을 마주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아침에 읽은 조용헌 칼럼에서도 그랬지요. 사막에 들어가 한 달 정도 있으면 혼자 있어도 외롭거나 두렵지 않은 독존의식(獨存意識)을 기를 수 있다고요. 알래스카에 가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살짝 생각해봅니다.( ")

아, 그리고 하나 더. 알래스카의 현 상황에 대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기사를 미리 읽고 이 책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2006년 후반기 표제 중에 알래스카 관련 이야기가 있었지요. 유전이 발견되면서 점점 국립공원들이 점점 개발되어 가고, 알래스카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던 원주민들은 개발과 이주민에 밀려 설 곳을 잃어간다는 아주 진부하지만 진부하지 않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알래스카~는 옛날 이야기(10년 전의)에 가깝지만 그래도 상황은 악화되었으면 되었지, 절대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 못하니까요.

그리하여 살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사진은 마음에 들었는데 옆에 놓고 보면 정말 티켓 쥐고 달려나갈까 무서워서 못두겠습니다.


최효찬, <세계 명문가의 자녀교육>, 예담, 2006

읽는 내내 태클이 걸려서 난감했던 책입니다. 주변에서의 태클이 아니라 제 내부의 태클-다시 말해 책이 굉장히 허술했다는 겁니다. 앞 뒤가 안 맞는 두서 없는 책이란 생각도 들고, 책 전체적으로 일관성 없이 하고 싶은 말이 뭔가라고 되묻는 경우도 많았고요.거기에 제가 신문기사라든지 다른 책들을 통해 얻어서 여기 등장한 명문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이 책에 등장한 이야기보다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입니다. 주제는 좋지만 엮어내는 방법이 좋지 않았으며 수박 겉핥기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기왕이면 내용 팍팍 실어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아도 좋았을 건데 말입니다.
소개된 곳은 케네디, 발렌베리, 게이츠, 퀴리, 공자, 로스차일드, 다윈, 타고르, 톨스토이, 러셀의 집안입니다. 게이츠가가 왜 들어가나 했더니 여기도 명문가였군요. 어쩐지, 빌 게이츠의 아버지가 상속세 폐지 반대운동에 나섰다고 할 때 어라라?라고 생각했더니 이런 이유가 있었군요. 다들 명문가라고 잘 골랐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뭔가 미묘하게 핀트가 안 맞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냥 유명인들의 집안 내력 소개 정도에 지나지 않은 이야기도 있고요.

그러다보니 이 책에서 제대로 집중하고 읽었던 이야기는 딱 한 구절입니다.

p.185
"의사 아버지, 아들의 '인생 스승'이 되다"
찰스 다윈이 자란 곳은 런던에서 기차로 약 3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중세풍의 아름다운 도시 슈루즈버리다. 시내에는 다윈의 동상이 중심가를 바라보며 세워져 있고, 그가 살았던 생가도 잘 보존되어 있다. 슈루즈버리는 원탁의 기사를 다스린 아더왕의 전설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중략

!!!!
캐드펠! 휴 버링가! 시루즈베리 수도원! >ㅁ<!!!

그리하여 다음에 혹시 영국여행을 하게 된다면 시루즈베리도 반드시,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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