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은 마음을 많이 따릅니다. 정신상태라고 해도 크게 다르진 않는데, 그 즈음 마음이 편하냐, 불편하냐에 따라 입맛도 확확 바뀐다는 겁니다. 왜 이 이야기를 앞서 말하냐 하면, 크리스마스 즈음의 상황 덕분에 입맛이 그리 좋지 않았다는 걸 크리스마스 케이크에 대한 설명에 앞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입맛과 기분과 기타 등등의 복합 작용에 따른 평가라는 걸 밝힙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최근 이글루스 리뷰에 몇 번 올랐던 케이크집, Eschborn에서 케이크를 샀습니다. 크리스마스 전날에 사온 거였는데, 뭘 살까 한참 고민하다가 다른 곳에서 못본 케이크를 두 조각 골랐습니다.





보기만 해도 신기하지요. 앞쪽에 있는 것이 오레오케이크, 뒤쪽이 누가 케이크입니다. 물론 정식 명칭은 이보다 길었는데 홀랑 잊었습니다.;

앞쪽의 오레오 케이크는 초콜릿 무스 사이사이에 오레오 쿠키를 넣은 겁니다. 바닥 역시 오레오 쿠키인지 아니면 초콜릿 타르트반죽인지 초콜릿 시트였고요. 뒤쪽의 누가 케이크는 캐러멜 무스에 누가가 들어갔나봅니다. 아니, 누가가 있었던가. 이미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시트는 아몬드 시트였던가, 상당히 뻑뻑하더랍니다.


중요한 것은 둘다 입에 맞지 않았다는 겁니다. 느끼합니다. 무스 케이크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크림맛이 강조된 무스라 먹다보면 크림의 느끼함이 올라옵니다. G는 맛만 보더니 포기하더군요. 저는 그래도 앞서 커피를 한 사발 들이켰기 때문에 조금 더 먹긴 했지만 끝까지 다 먹는 건 무리였습니다. 솔직히 커피가 옆에 있더라도 이건 무리입니다. 여럿이 나눠 먹는다면 모를까, 혼자서 먹기에는 버겁습니다.
원래 케이크는 느끼하고 간식으로 먹는 것이니 혼자서 케이크를 다 먹는 것은 무리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저 단 것 좋아합니다. 느끼한 것에 대한 역치값도 그럭저럭 높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케이크를 먹은 일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제가 케이크 두 조각에 패배할 거라 생각은 안했습니다. 아니, 한 조각이라면 충분히 해치울 자신이 있다고요.

결국 이리 생각하고 저리 생각해도 저랑 안 맞는 케이크라는 이야기입니다. 먹고 나니 다른 케이크를 도전할 용기도 안납니다. 조금 아쉽지만 이렇게 마음을 접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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