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스테이블은 독일계 음식점입니다. 빵집인지 음식점인지 헷갈리긴 하지만 빵을 파는 음식점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이렇게 슈니첼도 만들어 팔더군요. 슈니첼은 오스트리아 음식인걸로 아는데 독일 음식점에서 판다니까 희한하기도 하지만 뭐, 한국에서 슈니첼 먹어볼 일은 그리 많지 않으니 괜찮다고 우겨봅니다.


하여간 슈니첼은 이전에 BC님과 만날 때 B님이 시키신 걸 조금 얻어 먹은 것이 전부인데, 최근에 다녀오신 B님이 새로 슈니첼이 나왔다 하시더라고요. 크리스마스 기간에만 나오는 슈니첼인지, 아니면 새로운 메뉴인지는 모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올해 안에 다녀오고 싶었는데 계속 일정이 안 맞더군요. 요즘 주말에는 내내 집에서 늘어져 있느라 말입니다. 그렇다고 평일에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이래저래 고민하던 와중에, 토요일 오후 집에서 굴러다니다가 갑자기 확 땡겨서 짐챙겨들고 나왔습니다. 1시간 걸려 버스타고 갔다가 1시간 걸려 지하철 타고 돌아오는 덕분에 길 위에서 두 시간을 날렸지만 슈니첼은 맛있게 잘 먹고 왔습니다.-ㅠ- 충동적으로 외출한 보람이 있었어요.




하지만 고기 자체보다는 감자와 크림버섯이 더 맛있었다는 것이 함정이지요. 하하하;

슈니첼은 원래 송아지고기로 만든다고 알고 있는데 이것도 송아지인지는 모릅니다. 송아지가 아니더라도 소고기? 하여간 얇게 두드려 편 튀긴 고기 위에는 크림 버섯 소스를 듬뿍 얹었습니다. 그리고 으깬 감자도 듬뿍 얹었고요. 원래 슈니첼은 저런 곁들임이 없었다고 기억하는데 제가 먹은 것이 아니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그러고 보니 저거 예거라고 읽는 것이 맞겠지요. 그렇다면 저건 퍼시픽 림을 위한 메뉴..(탕!)

(자, 이 멘트에 낚여서 베이커스 테이블 찾아가시는 분이 있을 거라는데 한 표.-ㅂ-)




고기보다 옆의 감자가 맛있습니다. 처음 먹었을 때는 짜다 싶은데 금방 익숙해지는 것이, 고기의 느끼함을 감자가 잡아줍니다. 이상하지요. 분명 으깬 감자에도 버터든 뭐든 기름이 들어갔을 터인데, 그 소금맛이 고기의 느끼한 맛을 잡는다니 말입니다. 게다가 감칠맛이 도는 저 버섯소스도 맛있고요. 결국에는 느끼해서 고기는 남겼지만 감자와 버섯은 싹싹 긁어 먹었습니다. 하하하; 저것만 따로 만들어 먹고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

결론은 감자와 버섯 만세인가요?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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