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먹어본 월병이라면 출처가 딱 세 곳인데, 하나는 마트이고 한 곳은 파리바*트이며 다른 한 곳이 도향촌입니다. 뭔가 수준이 상당히 다르다 싶지만 그러려니 넘어가지요.;


가끔 단 것이 땡길 때 마트에서 할인하는 1천원 월병을 먹으면 그건 만주와 크게 다를바가 없습니다. 파리*게트의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거기도 그냥 단과자빵 수준이지, 특별한 맛은 아닙니다. 도향촌은 좀 많이 다르지요. 거기는 간단히 주워먹는 간식이 아니라 소중히 접대(...)하는 그런 고급 과자를 먹는 것 같으니 말입니다. 딱히 가격의 문제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아마도.;;;


하여간 도향촌에서 월병을 사기 시작한 뒤로는 다른 곳에서 월병 사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월병 먹을 일도 자연히 줄어드는데, 이번에는 도쿄에서 날아온 월병이 생겼습니다.






추석 연휴 때 받았지요. 굉장히 섬세한 문양이 새겨진 월병입니다. 월병 만드는 법은 이전에 『아빠는 요리사』에서 보고 알았는데, 저정도로 무늬를 새겨 찍으려면 굉장히 힘들었겠다 싶습니다. 게다가 얼핏보면 월병이 아니라 갈레트 같아 보일 정도입니다. 달걀물을 색색들이 아주 정성들여 발랐나봅니다.(먼산)
그래서 얼핏 봐서는 월병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라고요. 제가 주로 본 월병은 어떤 의미에서는 허여멀건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라 말입니다.




추석 끝난 그 주에 간식으로 들고 왔습니다. 왼쪽은 앙あん이라고, 앙금이 들어갔다는 걸 확연히 보여주는데 오른쪽의 포도덩굴은 잘 모르겠더랍니다.




베어물고 보니. 허허허허허. 이것 참;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설탕인지 꿀인지, 하여간 달달한 속에 다양한 견과류를 듬뿍 섞었습니다. 맛 자체만 놓고 보면 호떡과도 비슷한데, 그보다는 덜 걸죽하고 견과류가 훨씬 많이 들어갔습니다. 야금야금 꼭꼭 씹어 먹다보니 어느 새 홀라당 사라지고 없던걸요.;ㅠ;

앙금은 팥이었는데, 그쪽도 맛이 꽤 진합니다. 설탕 단맛은 아니었다고 기억하는데, 혹시 대추를 썼을까요. 아니, 이미 한참 전에(...) 먹은 거라 기억은 휘발되고 거의 안남았습니다. 맛있다는 기억만 확실하게 남아 있고요.


사다주신 분께 나중에 물어서 어디 제품인지 알아다가 사러가야겠습니다. 흑흑. 저만 홀라당 먹었지만 다음에는 가족들이랑 나눠먹어야지요. 근데 사오면 어머니께 살찐다고 야단 맞을지도..?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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