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올린 한티역 근처의 에삐(EPI)(링크)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그날 G는 세 가지를 포장해왔습니다. 두 개는 구운 도넛이고 하나는 케이크입니다. 1만 5천원짜리 케이크인데, 케이크 자체보다는 담은 그릇에 낚였지요. 왠 그릇이냐 물으신다면, 보시면 아실 거라 답하겠습니다.-ㅂ-;



작은 케이크 상자에 담아 줍니다. 케이크를 먹은 날이 사들고 온 며칠 뒤의 밤 9시였기 때문에 이렇게 우중충한 사진이 나옵니다. 먹을 시간이 없었거든요.




상자 안에는 이런 귀여운 냄비가 있습니다. 도자기 냄비인데 내열이라는 건 확실하지만 직화 가능인지는 모릅니다. 내열, 즉 오븐에 넣어도 되는지는 어찌 아냐 하면...




냄비에다가 치즈케이크 반죽을 넣고 오븐에 구웠기 때문입니다. 귀엽지요? 색상이 두 종류였는데 하나는 몸체가 갈색, 하나는 주황색입니다. 뚜껑도 다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G는 주황색을 콕 찝었습니다. 오후 2시인지 3시쯤 갔는데 냄비 치즈케이크는 두 개인가 있더군요. G가 하나를 집었고, 다른 하나도 그 직후에 나간 것 같습니다.'ㅂ'




얼핏 보면 달걀찜 같아 보이기도 하는데, 다릅니다. 베이크드 치즈케이크라 퍽퍽하고 진한 맛의 케이크입니다. 치즈맛은 많이 나진 않는데, 저는 그래서 먹기 편하더군요. 치즈케이크에 따라서는 치즈맛이 하도 강렬해서 먹다가 지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그런 케이크는 한 조각 다 먹기도 버거운데, 이건 부담없이 약간 달게 즐길 수 있는 치즈케이크라, 커피만 있으면 혼자서 냄비 하나 다 비우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위가 줄어서 정말로 가능할지는 저도 모릅니다. 어디까지나 추측이라니까요.


이날 스트레스성 폭식 기미가 조금 있어서 더 맛있게 느껴졌는지도 모르지만 그걸 제외하고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치즈케이크입니다. 게다가 냄비에 담아 놓다보니, 선물용으로 들고 가기도 좋겠더라고요. 위의 과일들도 의외로 치즈케이크와 잘 어울립니다. 그리하여 저랑 G랑 신나게 퍼먹었지요. 핫핫핫;



근데 에삐는 솔직히 너무 멀어요. 언제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체력 상황을 생각하면 언제쯤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으, 가서 크렘 브륄레 먹고 싶은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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