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정원: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
원제목도 아주 쉽습니다. 「言の葉の庭」입니다. 코토노하노 니야? 아마 그렇게 읽겠지요?
(정확하진 않습니다.-ㅂ-)

하여간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런게 지난번에 지브리와 같이 손잡고 만든 애니메이션은 건너 뛰었거든요. 바로 직전에 본 건 뭐더라.-ㅁ-; 기억이 가물가물...;
(적어 놓고 찾아보니 「초속 5cm」 외에는 감상이 없습니다. 어..?)


원래 볼 예정이긴 했는데 이렇게 빨리 볼 생각은 없었습니다. 올해 이상하게도 영화를 몰아 보게 된 덕에 평년보다 몇 배로 영화 감상을 했거든요. 에바가 개봉하는 해에는 이렇게 애니메이션이든 영화든 몰아보는 일이 생긴단 말입니다.
일단 「에바 Q」를 보았고요, 「스타트렉: 다크니스」를 보았고요, 「퍼시픽 림」을 보았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평년의 3배(...)는 되는데 여기에 「언어의 정원」이 더해지고 「배를 엮다」도 보러 갈 예정입니다. 「배를 엮다」의 원작에 대해서는 조만간 리뷰 올리지요.

볼 예정이 없었는데, 그리고 개봉하는 것도 어제야 알았는데 어떻게 보았는가.

어제 저녁.
갑자기 G가 말을 건넵니다.

"내일 언어의 정원이 개봉하는데 보러 가."
"응?"
"CGV 티켓 중에 8월 31일에 끝나는 평일 쿠폰이 있거든. 보러 가."

원래 보려고 했던 애니인데다가 공짜로 볼 수 있다니 봐야죠. 그래서 영화를 찾아보니 수요일-오늘 개봉 맞습니다. 그런데 상영 회차가 상당히 적네요. 대학로 CGV에서는 2관에서 하는데, 관도 작은데다가 상영시간도 짧은 게 하루 몇 번 안합니다. 그래도 마침 조조가 아침 7시 40분 시작이라, 옳다쿠나하고 잽싸게 결제합니다. G는 조조라서 티켓이 아깝다고 조금 투덜댔지만, 저는 조금이라도 시간 손실 줄이는 것이 좋았으니까요.
덕분에 평소보다 1시간 20분 늦게 출근하는 것으로 시간 손실을 메웠습니다. 다른 영화라면 이렇게 안되지요. 「퍼시픽림」만 해도 조조로 보았는데 이미 영화 끝난게 10시였던가. 약속 장소로 이동하니 11시가 다 되었더랍니다. 상영시간이 짧은게 이럴 때는 좋군요.
실 상영시간은 50분 정도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TV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한 편 본다고 생각하거나, 다큐멘터리 한 편이라 생각하면 얼추 맞네요.



일단 간단하게 영화에 대해 전체적인 평을 하면 이렇습니다.

- 도쿄에 가고 싶어집니다. 일본 여행을 가고 싶어 몸이 달아 있는 분은 피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니 다음 겨울 여행에 도쿄를 어떻게든 끼워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게다가 가고 싶은 장소가 사실 아무것도 할 게 없는 그곳이라는게 문제..ㄱ-;

- 사람에 따라서는 전체적인 플롯 중 가장 중심축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습니다. 썩을....

- 기본적으로는 성장물입니다.

- 이번에도 주인공의 풀 네임은 안 나온다? 본 기억이 없네요. 심지어는 스탭롤에서도. 대신 누구는 나옵니다.

- 누구 방에 놓여 있던 HANAKO. 그거 저도 산 것 같지 말입니다. 교토편이었을겁니다.ㄱ-;

- 스탭롤 올라갈 때 일어서지 마세요.

- 제일 웃겼던 장면은 아마, 영화 매애애애애애애앤 마지막 장면인듯. 영화 보고 난 다음에 다들 그 부분에서는 마음 놓고 (풋) 웃었습니다.

- 영화를 보면서도 그랬지만 보고 나서도 그랬습니다.
"블루레이 내놔!"



자아. 아래는 상당한 내용 폭로가 들어가 있으니 주의하여 열어 보시기 바랍니다.

색이 굉장히 풍부하다, 여름이다라는 것이 확 와닿습니다. 시간적 흐름은 상당히 빠른 편이고요.
특히 배경이 장마철이라, 개봉이 늦은 게 아쉽더랍니다. 대신 그 스콜 같은 소나기에 대해서는 깊은 이해가 가능합니다. 올해 한 두 번 겪은게 아니라서요.

배경이 된 공원이 어디냐며, 영화 보는 내내 검색하고 싶은 걸 참았는데 맨 마지막에 아주 친절히 가르쳐 줍니다.
"배경이 된 공원은 신주쿠 공원인데 거기는 삐~ 금지입니다."
신주쿠에는 쿄엔과 코엔이 있는 걸로 아는데, 아마도 코엔=공원쪽이 아닌가 합니다. 정확하진 않아요. 다만 신주쿠에 몇 번 갔던 기억으로는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자막을 읽느라 원어부분을 놓쳐서 정확하게 못 보았습니다. 엔하위키든 어디든 뒤지면 나오겠지요.

아무리 지붕이 있다고는 해도, 비가 내리면 일단 정자 안으로 물이 튑니다. 저렇게 느긋하게 앉아서 시간 보내는 건 무리예요.

꿈이 있어도 그걸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건 상당히 힘든데, 아카즈키는 아직 꼬마라서 그 사실이 버거운가봅니다. 하지만 나이 들어보면 압니다. 어떤 때는, 꿈이 없다는 것 자체로도 버겁습니다. 그나마 아카즈키는 어린 나이에도 하고 싶은 것을 알고 그 기술을 연마하는데 힘쓰고 있으니까요. 또래 아이들에 비하면 훨씬 출발이 빠른 셈입니다. 지금은 자신이 한없이 작아보이지만 10년 뒤에는 아닐 겁니다. 그 때는 아카즈키가 상당히 앞서 있을테니까요.

유키노는 그래도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었고 다시 걸어나갈 수 있었으니 다행입니다. 게다가 그 장면을 보면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여러 장면에서 관계 개선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거기서 또 풀 네임이 나온다는게 재미있지 말입니다? 이름이 아마 유키노 유카리, 그렇게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百香里라고 썼던 것 같거든요. 이름 참 복잡하게 지었다.
맥주와 초콜릿만 맛이 난다니, 참, 적절합니다. 스트레스가 얼마나 폭발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이군요. 게다가 가장 의지하던 사람마저 등을 돌렸으니.-_-+


G는 이 애니 때문에 만엽집까지 빌렸는데 그 때문에 절로 『명탐정 홈즈걸』이 떠오릅니다. 그러고 보니 중심축도 비슷하네요. 응? 정말 그렇네?
하지만 일부러 만엽집을 찾아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모른 상태로 보아도 충분합니다.

번역이 누구인지 확인하지 않았는데 의역에 가깝더랍니다. 하기야 짧은 자막에서 뜻을 전하려면 쉽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전 좀 거슬리던걸요. 이해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100% 느끼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목이 그렇다보니 처음에 유키노의 정체를 선배라고 생각한 것도 당연합니다. 言の葉, 코토노하, 코노하.
...
어음. 그렇습니다. 『'문학소녀'』시리즈 말이죠.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특정 장면에서는 에로틱이 넘쳐나기 때문에 으으으으으음;;;;;
아니, 그것만 등장하는데 왜 이렇게 야한 거예요! ;ㅁ; 나, 딱히 그쪽에 페티시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애니니까 가능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이라면..ㄱ-)

구두를 신을 때는 스타킹을 신지 않아도 덧버선 같은 것 신지 않던가요? 맨발에 구두라니 불편해 보여서 말입니다. 게다가 여름인데.;

하여간 보고 나면 도쿄 여행이 땡기고 맥주가 땡깁니다. 파란캔 麥주가 많이 나오니 다음 여행 가면 그것부터 한 캔....-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