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대한 설명은 표지에 붙은 부제랑 설명만으로도 일단 감잡을 수 있습니다. 부제가 '13평 단독주택부터 50평대 전원주택까지 내가 꿈꾸는 집'입니다. 최근 유행하는 땅콩집처럼 작은 집만 소개한 것도 아니고, 양옥만 소개한 것도 아니며 다양한 종류의 집들을 소개합니다. 다만 아파트는 안나옵니다. 여기서 소개하는 것은 집이라는 단어에서 떠올릴 수 있는 이모티콘-즉, 단독주택뿐입니다.

단독주택이라지만 종류는 천차만별입니다. 전원주택으로 세운 것도 있고, 산자락에 지은 한옥도 있습니다. 연남동 골목길 안의 작은 집도 있고, 서촌의 한옥을 개조한 기록도 있습니다. 멀리 서해로 나가 스틸하우스를 지은 사람도 있고요. 그렇게 다양한 집들이 있기 때문에 읽는 사람이 취향에 따라 하나씩 골라 잡을 수 있습니다. 나는 이런 집이 좋아~라고 말입니다.
장마다 한 채의 집을 다루는데, 들어가면서 집의 위치, 대지 면적, 건축 면적, 건축 구조, 외부 마감, 실내 마감, 난방 형태, 공사 기간, 설계, 시공 등 집 짓기에 중요한 여러 정보를 자세히 적어 놓았습니다. 특히 총 비용을 소개하고 있더군요. 당연히 고친 집의 비용이 적게 드는 편이고 새로 짓는 것은 상당히 듭니다. 그리고 지을 때는 아무래도 대지 구입 비용은 별도잖아요.


(하지만 저처럼 게으른 인간은 단독주택이 쉽지 않긔...ㄱ-)

가장 마음에 드는 집은 1장의 한옥입니다. 크기도 그렇거니와, 책에서는 신혼집이지만 혼자살기에도 딱 적당한 크기의 집입니다. 14평이거든요. 개조비용이 3200만원이나 들었지만 뭐, 그정도면 오히려 저렴한지도 모릅니다. 집주인이 건축가라 적게 들은 것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그 외의 집들 중에는 외국 사례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을 것 같은 독특한 집도 많습니다. 동산이몽 같은 경우, 같은 산에 쌍둥이 집을 지어 겉은 비슷해 보이지만 속은 전혀 다른 집을 지었지요. 재미있는 건 집의 구조가 일본의 최근 주택 경향에서 많이 보았던 열린 집이라는 겁니다. 집은 앞 뒤로 긴 편이며, 가운데 계단을 반층 올라가면 거실, 반층 올라가면 침실,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서 공간을 구성한 겁니다. 공간이 완전히 열려있지도 않고 닫혀있지도 않은 집인데, 공간 활용도가 높다던가요. 그 뒤에 소개된 집 중에도 이와 비슷한 공간구성을 가진 집이 있습니다.


책 편집이 꽤 괜찮습니다. 저자가 『행복이 가득한 집』 에서 일했다더니 그런 분위기가 확실히 납니다. 사진도 그렇고 글도 그렇고 배치도 그렇고. 그래서 저는 편하게 읽었네요. 행복이 가득한 집을 5-6년 정도 장기 구독하던 때가 있어서리..ㄱ-;

건축보다는 집 자체에 관심이 있으신 분께 추천합니다.'ㅂ'



성정아. 『고친 집, 새로 지은 집』. 나무수, 2012, 16500원.

어쩌다가 이 책을 집어 들었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을 빌리다가 옆에 있는 책을 보고 덥석 집어 들었던 거로군요.-ㅁ- 그래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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