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아요. 참 좋은 숙소인데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교토역에서 너무 멀고 교통편이 좋지 않다는 겁니다.

위의 내용은 한 줄 요약이고, 만약 제가 글을 쓰러 갔다거나 숙소에 처박혀서 멀리 안 나갈 생각이고,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안테룸도 있을만 합니다. 1인실은 공간이 아늑한 것이 혼자 놀기 딱 좋았거든요.
...
바꿔서 말하면 숙소가 좁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이번 숙소가 시타딘이 아니라 안테룸이 된 것은 예약이 늦었기 때문입니다. 3박 머무르는데 시타딘은 2만 5천엔을 가뿐히 넘고, 안테룸은 12800엔이었습니다. 두 배 차이 나지요. 시타딘은 여러 번 머물러 보았으니 이번엔 다른 곳에 가보자 싶어서 안테룸을 선택했습니다. 실은 비용만 아니면 시타딘 가고 싶었지요. 무엇보다 혼자 놀러가는데 부엌이 있으면 뭐 해먹기도 참 좋단 말입니다. 그 때문에 막판까지 시타딘을 고민했는데 고이 접었습니다.
(부엌 때문에, 오사카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프레이저 레지던스입니다. 거기는 1박에 1만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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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보일라나요. 하여간 교토에서 anteroom으로 검색하면 바로 나옵니다. 교토역 남쪽, 그것도 쿠죠(九条)역보다 한 블럭 아래입니다. 저는 못 찾아서 한 바퀴 빙글 돌았는데, 나중에 보니 쿠조역에서 한 블럭 내려와서 바로 꺾으면 되더라고요. 烏丸ノ辻(つじ)거리가 나오면 우회전 하면 되겠더군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쪽보다는 다른 길을 더 많이 썼습니다.



캡쳐해서 줄 긋고 나니 제가 평소 다니는 길이랑은 조금 다르네요. 저는 야구장을 왼편에 놓고 걸었거든요. 위의 그림대로 걸어가면 오른편에 놓고 걸어갑니다.

숙소에서 나오면 2차선 도로입니다. 거기서 조금 걸어 올라가 슈퍼마켓을 끼고 우회전 합니다. 그렇게 주욱 걸어 올라가거나, 그 다음 블럭에서 주욱 걸어 올라 교토 테루사 옆을 지나 가거나. 둘중 하나를 하면 205번 차고지인 쿠죠샤코(九条車庫))가 있습니다. 그 앞에서 205를 타고 교토역에서 내리면 다른 버스들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가도 저 걷는 거리가 만만치는 않아요. 버스타는 곳까지도 10분은 걸리고, 교토역까지라면 제 걸음으로도 교토역까지 15분은 족히 걸립니다. 굳이 따지자면, 안테룸에서 205번 차고지까지 걷는 거리는 대략 교보에서 광화문까지의 거리쯤 되지 않을까요. 어디까지 추측입니다.


그렇게 먼데도 안테룸은 은근히 좋습니다. 무엇보다 조용하거든요. 번화가에서 멀고 오히려 교토라기보다는 도쿄 교외 같은 분위기가 듭니다. 편의점은 없지만 바로 앞에 슈퍼는 있지요. 그리고 이온몰이라고, 대형 쇼핑센터도 그럭저럭 걸어갈만 합니다. 자전거 대여를 해주니 자전거를 타고 다녀올만도 한데 1일 대여에 1500엔이라 도전은 못했습니다.




이온몰은 교토역 남서쪽에 있는 대형 쇼핑센터입니다. 간판을 보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다양한 업체가 입접을 해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아예 가지 않았는데, 이전 여행까지는 확실히 시조(四条) 교토 BAL에 있던 무지도, 지금은 여기 이온몰에 대형 매장이 들어와 있습니다. G가 부탁했던 이런 저런 무지 제품도 다 여기서 왕창 구입했지요. 그건 다음에 다시 올리지요.


본론으로 돌아가 안테룸은 2층부터 6층까지 있는 작은 호텔입니다. 아늑한 느낌을 주는 것도 그래서겠지요. 1층에는 갤러리도 있고 바도 있고, 아침 식사를 하는 레스토랑도 있는데, 위 상태가 좋지 않아서 아침을 여기서 먹진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조금 아쉽네요.


호텔 입구쪽에서 찍은 사진. 저런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프론트 근처. 이런 저런 상품이려나요.




이쪽이 프론트입니다. 왜 사람이 한 명도 없냐 물으신다면, 사진 찍은 시각이 오전 5시 30분이라 그렇습니다. 산책 후 돌아오면서 찍은 사진이지요. 하하하. 그러니 사람이 있을리가.ㄱ-;



가장 안쪽에 드럼세탁기 두 개 있는 세탁실이 있고 그 맞은편에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세탁기도 한 번 써봤는데 건조까지 되니 꽤 괜찮네요.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가방을 올려놓고 사진 찰칵. 탁자 위에 보이는 박스는 호텔 주소로 받은 택배입니다. 택배를 아예 방에 넣어주는 것이 신기하더군요. 지금까지는 전에 도착하더라도 다 프론트에서 받아 올라갔거든요.




같은 자리에서 뒤돌아서 한 장 더.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욕실입니다. 몇몇 호텔에서 보이는 것처럼 조립식 욕실을 갖다 넣은 것 같더군요. 욕실이 작은 것이 흠이지만 숙소 자체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호텔 욕실인데...




샴푸랑 린스, 바디워시(물비누)은 꽤 괜찮은 걸 쓰더군요. 라벤더 향의 샴푸와 린스, 아몬드향의 바디워시.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PROVINCIA랍니다. 아마 시타딘에서도 이걸 봤던 것 같은데...?
그 외에는 일회용 칫솔, 면도기, 머리끝, 바디워시 쓸 때 편한 스폰지가 있습니다. 침대 위에 올려진 것은 파자마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카드 열쇠가 아니라 일반 열쇠라는 점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와서 저렇게 키를 넣고 돌려야 전기가 연결됩니다. 게다가 키를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저렇게 가죽 케이스에 담아 주네요.




숙소에 머무르는 동안은 대강 이런 모습입니다. 15인치 노트북을 지고 다녔더니 좀 힘들더군요. 거기에 아이패드를 올려 놓고 확밀아질...(...) 이번에 에그 로밍을 한 두 번째 이유가 확밀아였다지요. 하하하.;ㅂ;
스탠드 앞쪽으로 보이는 금속제의 병은 숙소에 있는 포트입니다. 콘센트가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여기까지 들고 와서 물을 끓였지요. 날이 더우니 뜨거운 물은 자주 먹지 않아서 콘센트 경쟁이 아주 치열하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노트북에 아이패드 충전, 에그 충전까지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네요.;



참, 숙소는 마음에 드는데 위치가 걸리네요. 자전거가 있다면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는 좋은데 그렇다고 빌려 타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그래도 혼자 여행 다닐 때는 많이 걷더라도 가볼만한 숙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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