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다 신조의 소설입니다. 매번 무의식 중에 마쓰다 신조라 쓰고 있는데 마가 아니라 미입니다. 왜 쓸 때마다 헷갈리는 건지 원.;
(종종 글자를 건너 뛰어가며 읽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허허허;)


하여간 공포소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전작을 꽤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집어 들었는데 정작 읽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 읽고 나니 같은 날 빌려온 마쓰모토 세이초의 책에는 손이 더 안가는군요. 마쓰모토 세이초 책도 건조하다 못해 버석버석한 느낌인데, 『기관』을 읽고 나서 이걸 보면 정신이 황폐해질 것 같더랍니다.

기관은 機關도 아니고 器官도 아닙니다. 한자어로 忌館이라고 씁니다. 흔히 쓰는 단어는 아니고, 만든 단어 일겁니다. 忌는 꺼릴 기, 즉 꺼리는 집이라는 뜻이겠지요.

이 책의 주인공은 도조 겐야가 아니라 미쓰다 신조입니다. 미쓰다 신조의 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는데, 한쪽은 도조 겐야가 나오는 추리소설, 다른 쪽은 미쓰다 신조가 주인공인 공포(호러)소설입니다. 그러니 이 책이 공포소설인 것도 당연하지요. 물론 추리적 요소는 있지만, 되짚어 보면 추리하기에는 재료가 너무 부족합니다. 쉽지 않아요.

이 책을 추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단 제 주변 분들 중에서는 B님이나 보실까. 그 외에는 없어요. 일단 전개 부분에서 상당히 잔혹한, 엽기적인 설정이 등장하는데다 공포 요소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소재는 딱 집어 말하자면 유령의 집이예요. 제목에 괜히 館이 들어가는 게 아닙니다.

주인공인 미쓰다 신조는 잡지, 그것도 무려 『GEO』 편집자입니다. 이 잡지 기억하는 분 있을라나요.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한국에 정식으로 들어오기 전, 독일 쪽에서 나온 잡지를 번안 혹은 새로 취재하여 만든 잡지입니다. 굉장히 좋아해서 정기구독도 신청했습니다. 가격이 상당해서 구독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음에도 신청했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그랬는데 폐간되었네요. 『내셔널 지오그래픽』보다 이쪽을 훨씬 더 좋아했는데 말입니다. 왜 그랬냐 물으시면 저도 모릅니다. 그냥 판형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네요.
하여간 미쓰다는 잡지 편집부의 이사로 도쿄에 올라왔다가, 나중에 잡지 편집 방향이 바뀌자 단행본 쪽으로 부서를 이동합니다. 그런 와중에 집 이사도 함께 하는데, 좋아하는 지역에서 아주 독특한 느낌의 집을 발견합니다. 팀버양식이라던가요. 영국의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황무지의 스산한 느낌이 감돕니다. 영국 공포소설 읽어보신 분이라면 짐작하실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끝.


아니, 정말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내용을 자세하게 쓰지 않고는 이 이상의 이야기를 다루기가 쉽지 않아요. 그러니 접어서 적어보지요.





하여간 배경 지역이 무사시노 쪽이라 B님이 흥미있어할만하긴 한데, 결말이 열린 결말에 가깝다는 것이 걸립니다. 그리고 접은 곳에도 적어놓았지만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모 소설의 등장인물이 말했듯이 "사실 속에 거짓을 조금만 섞으면"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정말로요.


미쓰다 신조.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 김은모 옮김. 한스미디어, 2011, 12800원.

번역은 대체적으로 무난하지만 지역 명에 대해서는 조금 걸리는 곳이 있네요.
갓파하시모토, 시노바스노이케 연못. 이 두 가지가 눈에 걸리더군요. 아사쿠사쪽에서 우에노로 걸어가는 도중에 지나치는 곳인데, 갓파바시는 이름을 들어보았으니 거기에 本을 붙인다 해도 읽는 건 갓파바시모토일 것 같거든요. 거기에 시노바스는 예전에 우에노 돌아다닐 때 지나치면서 출구를 보았는데 시노바'즈'일 것 같습니다. 시노바스노이케가 아니라 그냥 시노바즈 연못이라 하는 쪽이 낫지 않았을까 하고요.

뭐, 일본 지명 번역하는 것은 참, 쉽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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