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선배 중에 꽤 마음에 들어하는 선배가 있었습니다. 그 선배를 임의로 K라고 해두지요.
고문(古文)에 관심이 많고 책도 상당히 넓게 다양하게 읽는 편입니다. 물론 인문학계만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저처럼 잡식성은 아니었을 겁니다.

K도 책을 사서 보는 타입이었는데 그 당시의 저는 만화책 사기에만 몰두하고 있어서 일반 책들은 살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나마 만화책은 다 숨겨두고 있었으니 서가가 부족할 일은 없었지요. 그래서, K가 1년에 몇 번씩 주변 사람들에게 자기가 읽은 책을 선물하는 것을 왜 저러나라고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자기가 읽고 싶어서 산 책을 두고두고 보는 것이 아니라 다시 주변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 이상하게 보였지요. 그 때의 저는 책에 대한 소유욕이 굉장히 강해서 더욱 그랬습니다.

여행 전에 책을 여섯 권 정도 주문해놓고는 지금 즐거운 마음으로 한 권씩 독파하고 있습니다. 책이 줄어드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말이지요. 하지만 다 읽고 나면 그 다음 처치도 고민이군요. 서가는 포화상태. 있는 책도 여기저기 뿌리는 판에 새 책이라니 말입니다. 거기에 동생은 책에 대한 소유욕이 아직 강한 편이라, 동생 몫으로 사둔 책은 치우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더 고민이고요.


이번에 산 책들은 일단 주변에서 돌려볼 생각입니다. 돌려보고 나서, 그 다음에 처리 방법을 생각하겠지만 K가 그랬듯이 뿌릴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군요.^^;
책 리뷰는 조만간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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