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는 상당한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그런 핑계를 대고 수다모임을 가질 때면 항상 고칼로리 에너지원을 섭취합니다. 이번에도 목표는 빵과 케이크였지요. 젖과 꿀 .. 아니 버터와 밀가루가 난무하는 그런 모임이었습니다.-ㅠ- 장소는 제목에도 적었듯이 가로수길 르알라스카와 베키아앤누보였습니다.



제가 제일 먼저 도착했기에 르알라스카에서 자리를 잡고 빵을 시킵니다. 자리잡기 위해 시킨 거라 커피 한 잔이랑 고구마가 들었다는 빵을 시켰지요. 커피가 4500원, 빵이 3200원인데, 가로수길 가격을 생각하면 준수합니다. 게다가 가격을 넘어서서 오른쪽의 빵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찹쌀가루라도 들었나 싶은 정도로 쫀득한 빵에, 속에는 깍둑썰기한 고구마가 들었고요. 고소하면서도 은은하게 단맛이 도는 빵이더랍니다. 덥석 집어들고 나니 이거 아무래도 아버지가 좋아하시겠다 싶어 나중에 하나 포장해 갔는데 좋아하시더군요. 빵 사간 보람이 있었습니다.

요즘 읽고 있는 『Small World』가 그리 만만한 책이 아니라, 이걸 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팍팍 갑니다. 게다가 마침 읽고 있는 부분이 또 어려운 내용이라.-_-; 하지만 이건 끝까지 읽어야 합니다. 오기가 생겨서라도 정복할겁니다!(...)
그리하여 책을 읽으며 잠시 기다리고 있자니 B님과 C님이 오십니다.




빵의 증가. 다들 맛이 괜찮았습니다. 애매했던 것이 슈케트였나, 크림을 넣지 않은 슈만 파는 것이 있었는데 이건 맛이 맹하더라고요. 원래 이 위에 우박설탕인지, 하여간 굵은 설탕을 올려서 단맛을 가미해야하는데 이건 좀 단맛이 적었고요. 대신 가격은 아주 저렴합니다. 900원. 여기 빵 중에서는 제일 싼걸겁니다.;
...
근데 이거 지난 일요일에 먹은 빵인데 왜 그 새 빵 이름을 홀랑 잊은거죠.(먼산) 다들 괜찮았다는 말로 얼버무리고 넘어갑니다.


르알라스카에서 신나게 수다를 떨고 이번엔 베키아앤누보로 갑니다. 도산공원 앞까지 설렁설렁 걸었지요. 점심시간을 조금 넘겨 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대기 시간이 약 15분이더랍니다. 그 사이 어떤 케이크를 먹을지 다 찍어 놓았습니다. 대신 음료는 시키지 않고요. 음료 가격이 무자비한지라, 한 번 리필해준다 한들 커피 시킬 생각이 들지 않더랍니다. 그래서 커피 없이 물과 케이크만 먹었습니다.



그 대신 이런 것이 있었지요. G가 칭찬해 마지 않던 베키아앤누보의 시저샐러드. 15400원. 14000원에서 10% 붙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요즘은 부가세 붙은 가격으로 표기하잖아요.

기대는 많이 했는데 기대가 너무 컸나봅니다. 제가 먹기에는 베이컨은 너무 딱딱했고 소스는 간간했으며 고기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게 마음 편하겠다 싶더군요. 하기야 어느 음식이든 집에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면 밖에서 먹을 필요가 없을텐데. 이 모든 것은 게으름과 비용의 문제입니다. 허허허.
가격과 양을 생각하면 붓처스컷보다는 조금 낫습니다. 붓처스컷은 가격을 넘어서서 양이 너무 적습니다. 그래도 저 양의 샐러드에 압구정 보정을 덧붙이면 용서할 수 없는 가격은 아니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닙니다. 특히 저는 베키아앤누보에서 가격이 마음에 드는 것은 파운드케이크 이하 빵뿐입니다. 케이크 가격도 상당히 무자비하거든요. 조각이 작진 않지만 그래도 9900원이라니, 레더라에게 큰절 올리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먼산)

그래도 다른 곳에서 먹을 수 없는 케이크가 있으니까요. 그러니 가는거죠.;



치즈케이크와 체커스케이크. 저 체커스케이크가 생각나서 가는 겁니다. 버터충만한 케이크니까요.-ㅠ-





이것은 2차.(...)
소시지 페이스트리에 밀피유, 마블파운드와 레이어케이크. 그러나 소시지 페이스트리를 제외하고는 전부 아웃.OTL 아니; 입맛이 바뀐건가, 왜 이러는 거지요.;ㅂ;
밀피유는 사이의 크림이 버터크림입니다. 마블파운드는 버터 기반이니 당연히 버터버터합니다. 레이어케이크의 사이 크림은 치즈크림입니다. 살짝 새콤하고 살짝 치즈치즈하고 뻑뻑하고 묵직합니다. 거기에 레이어크림을 바른 시트는 묵직한 초콜릿 케이크. 하하하하. 커피가 없어서 케이크들이 더 묵직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베키아앤누보의 케이크는 전체적으로 커피랑 즐겨야 좋습니다. 하지만 여기 커피는 케이크에 어울리진 않더라고요. 차라리 포장해서 집에 가서 먹으면서 진한 커피 한 잔을 내리는 쪽이 훨씬 낫습니다. 튼튼하고 넓은 테이블은 좋지만 가격와 음료의 질이 마음에 안드니 결국 케이크만 선택할 수 밖에 없고, 케이크만 선택하다보면 저렇게 쌓아 놓고 먹었을 때 만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지요. 필연입니다.T-T;


그러니 저 혼자는 갈 생각 못하고 저렇게 약속있을 때 방문하는거죠. 그럴 때가 아니면 가기 쉽지 않습니다.'ㅂ';



이날 르알라스카에서 베키아앤누보까지 걸어가면서 일본에 본점이 있는 어느 초콜릿집을 방문했습니다. 초콜릿 사갈까 싶어 들어갔다가 도로 걸어 나와서는 B님이랑 C님이랑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기억이 맞다면 로이스의 감자칩초콜릿이 640엔 전후일건데 19000원이던가 18000원 하더군요. 이야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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