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말고 도시 이야기입니다.-ㅂ-;
원제는 『The sweet life in Paris』. 이대로 번역해서 『파리에서의 달콤한 생활』이라 해도 무난했을텐데 말입니다. 하기야 번역제목이 분위기를 더 잘 살리긴 하지요.

부제가 아메리칸 제빵왕의 고군분투 파리 정착기라는데, 읽고 나면 딱 그만큼 남습니다.; 파리 생활기로도 읽을 수도 있고, 파리 사람들은 왜 이래라는 불평으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파리는 무례하고 배려심 없고 맛없는 것도 많은 그런 삭막한 도시 같습니다. 한데 이 불평이 새침떠는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 이상합니다. 읽다보면 파리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점점 줄어들지만 '그렇게까지 불평하면서도 왜 파리에 사는 거야?'라고 돌려 생각해보면 저자인 리보비츠는 확실히 츤데레입니다. 파리는 참 싫, 싫, 시...싫.... .시.....ㄹ...지 않아. 이게 한 줄 요약이라고 해도 다르진 않습니다.

각 챕터는 파리에서의 생활기를 다룹니다. 그리고 그 챕터 뒤에는 생활기에서 스쳐 지나갔던 여러 음식들을 만드는 법이 나옵니다. 하지만 만드는 법은 기대하지 마시길. 행간이 상당히 있고 읽다보면 이게 뭔가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젓개라는 기구가 등장하는데 거품기나 고무주걱과는 다른 것으로 보아 스패출러가 아닌가 추측할 따름입니다. 아마 제과제빵을 자주 해보신 분이라면 어떤 방식인지 알겠지만 초심자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글이 재미나니까 가볍게 파리 사람들에 대해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나마 미국 사람이니 이정도지, 영국 사람이 썼다면 아마 훨씬 더 불평하는 글이 나왔을 겁니다.(...)

에스프레소 캐러멜 아이스크림이랑 초콜릿칩 크림 슈, 초콜릿 스파이스 브레드, 모카 크렘 프레슈 케이크, 치즈케이크, 오렌지 글레이즈 마들렌, 초콜릿 코코넛 마시멜로, 소카, 둘세데체레 브라우니. 물론 저는 거의 다 디저트에만 관심을 두었지만(소카는 예외) 음식도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집에서 만들기 편하게, 프랑스식 음식을 다시 재구성(?)한 메뉴가 많군요.

빙고님은 재미있게 보실테고, 첫비행님은 몇몇 레시피에 반응하실겁니다. 저기 적은 소카는 직접 만드시려 하실거라는데 커피 한 잔을 걸지요.(응?) 병아리콩을 갈아 만든 일종의 빈대떡(크레이프) 같은 거랍니다. 흐흐흐흐.


데이비드 리보비츠. 『까칠한 도시, 황홀한 디저트』, 권수연 옮김. 톨(문학동네), 2011, 13000원.


...적고 보니 문학동네였구나..OTL
번역은 무난합니다. 프랑스 식재료가 난무하는데 몇 군데 살짝 걸리긴 하지만 무난하게 읽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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