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보았더라. 어느 책이었던가.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여간 12월 중에 글을 보다가 『얀 이야기』라는 책의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문구를 보았습니다. 책에서 보았는지 아니면 블로그에서 보았는지도 기억이 가물하네요. 하여간 그 부분을 보고 궁금하여 검색해보았더니 그림책에 가까운 얇은 책으로 한국에는 다섯 권이 출간되었더랍니다.

그 중 1권만 빌려다 놓고 몇 주 묵혔다가 새해 첫 날, 도서관에 반납할 책을 정리하다가 발견했습니다. 요즘 빌려다 보는 책이 원서 요리책이다보니 하드커버에 두껍고 무거워서, 그 아래 깔려 있던 작고 얇은 책이 미처 보이지 않았던 겁니다. 두께를 보아서는 다얀 시리즈 같아 보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읽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번역이 조금 매끄럽지 않은 것 같지만 읽다보면 그런 생각은 더 안 들고 이야기에 빠져 듭니다. 이야기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러시아에서도 동쪽, 초원 지대를 흐르는 강과 숲 사이에 고양이 얀은 작은 오두막을 짓고 삽니다. 주식은 생선수프인것 같군요. 혼자 조용하게 살아가던 얀에게, 어느 날 손님이 찾아듭니다. pike라고 하는데 창꼬치고기 같은 종류인가봅니다. 주둥이가 길고 커다란 물고기입니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카와카마스는 그 뒤로 얀에게 종종 찾아옵니다. 그 광경은 반복되지만 조금씩 변주되는 음악을 듣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다만 그게 조금 걸리는 부분이..OTL 아무리 생각해도 얀과 카와카마스의 행동에는 동감이 안됩니다. 작가의 말을 읽으니, 둘에게 공감을 못하고 불만을 가진다면 하고 있는 일을 모두 내려 놓고 여행을 떠나라고 하는데.....
음, 저는 속세의 물을 너무 먹어서 여행을 떠난다고 해서 그 둘에게 공감을 할 수 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도 굉장히 느낌 좋은, 여운을 남기는 책입니다.'ㅂ'



마치다 준. 『얀 이야기 1: 얀과 카와카마스』, 김은진, 한인숙 옮김. 동문선,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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