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 아르보, <오늘의 행복 레시피>, 나비장책, 2006

이 책의 부제는 "프랑스 요리사 로베르가 차려주는 행복한 부엌 이야기"입니다. 제목 그대로 레시피가 살아서 팔팔 뛰는 수필집인거지요.

로베르 아르보는 프랑스 사람입니다. 이런 저런 일들을 거쳐서 홍콩에 갔다가 거기서 지금의 아내인 탕(베트남계 미국인)을 만나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사이에 아들 둘을 얻었습니다. 결혼하면서부터는 주 활동 무대가 뉴욕이 되었으며 뉴욕에서 프랑스 요리학교를 다닌 다음 여러 경력을 쌓아 르 가맹이라는 프렌치 레스토랑을 엽니다. 뉴욕 소호에 열었던 그 작은 레스토랑이 지금은 아홉 개의 다른 지점을 가질 정도로 커졌지요.

책에서는 자신의 레스토랑 이야기보다는 집에서 어떻게 무엇을 만들어 먹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습니다. 뉴욕이 본거지이지만 프랑스에도 집이 있어서 양쪽을 오가며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그러다 보니 책의 중심은 프랑스 가정식입니다. 거기에 그 가정식들의 레시피가 나와 있고요. 직접 시도하지는 않았지만 레시피가 상세하다보니 이대로 따라하면 제대로 된 음식이 나올 거란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재료들도 아주 구하기 어렵다거나 한 것은 없어 보입니다.(허브 드 프로방스가 종종 등장하긴 하지만 이건 뭐.........;) 그런 요리들을 뺀다 해도 다른 레시피들이 충분히 맛있어 보입니다.-ㅠ-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고는 다 읽은 즉시 서점에 주문을 하게 만든 책입니다. 현재 네 번째 다시 읽고 있고요. 몇몇 음식들이 조만간 과정샷과 함께 올라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다른 것보다 수많은 조리기구는 필요 없고 간단한 것만 있으면 된다는 로베르 아저씨의 말에 공감합니다. 프랑스야 맛있는 파티세리나 브랑제리가 있으니 집에서 과자나 빵을 구울 필요도 없다고 하고, 그러니 제과제빵 관련 도구들도 필요 없다는 겁니다. 이 말이 가슴에 크게 와 닿은 것은 최근 증식하려는 제과제빵 기구들의 유혹을 물리치는데 엄청난 공로를 세웠기 때문입니다.T-T 그저 버터가 많이 들어간 디저트는 맛있는 곳에서 사다 먹으면 될 것이고, 필요하다면 가끔 비스코티를 만드는데만 신경 쓰렵니다. 이거라면 집에 있는 도구만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나저나 책에서 등장하는 카페오레용 사발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일본에서라면 구할 수 있을까요? 사발 한 가득 카페오레를 담아서 거기에 바게트를 찍어 먹는다는데 홀랑 넘어갔습니다. 카페오레용 큰 컵은 많이 봤지만 "반드시 손잡이가 양쪽에 달려야 하는" 카페오레 사발은 처음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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