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이라고 해도, 도서관에 반납한 뒤 홀랑 잊고 있던 것도 몇 가지 있으니 한 달 이내의 책입니다. 가장 오래된 순서대로 적으면 『예술 속 문양의 세계』, 『럭셔리 is』, 『초콜릿 아틀리에』, 『풍요로운 날의 상차림』, 『도시락의 시간』순이네요. 길게 적을만한 책은 아니니 간단히 적어봅니다.

『예술 속 문양의 세계』는 생각 외로 졸렸습니다. 책이 도감 형식이라, 특정 시대를 달아 놓고 두 쪽에 걸쳐 특징과 주요 문양을 보여줍니다. 한데 제가 관심있는 분야는 너무 적었어요. 게다가 읽는 사람이 이미 문양이나 그 용어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전제를 깔고 설명하니 보는 입장에서는 답답합니다. 그래도 가볍게 훑어 보기에는 나쁘지 않네요.

『럭셔리 is』는 반대로 사진이 적어서 불만이었습니다. 위의 책은 도판 예시가 상당히 많은데, 잡지에서 연재할 때는 관련 사진 자료도 많지 않았을까 하지만 책으로 내면서는 홀랑 다 잘랐습니다. 그 때문에 설명을 해도, 그 명품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머릿 속에 그려지는 것이 하나 없습니다. 사진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불하더라도 사진을 세세하게 싣는 것이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좋았겠지요. 그렇다고 명품의 역사나 뒷 이야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건드리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콜릿 아틀리에』는 분당에서 초콜릿 공방을 운영하는 사람이 쓴 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초콜릿 학교』와 비슷한데, 책에 소개한 초콜릿 레시피가 상당히 다릅니다. 특히 『초콜릿 아틀리에』는 전화당을 많이 쓰더군요. 초콜릿 만드는 책에서 이걸 쓰는 레시피는 거의 처음 본 것 같습니다. 거의 초콜릿, 크림, 부재료를 중심으로 썼으니까요. 의외로 이쪽 레시피가 진실(?)한지도 모르지만...; 하여간 피스타치오 페이스트, 헤이즐넛 페이스트 만드는 법이 실려 있어 참고 도서로 잘 적어두었습니다. 나중에 만들 일 있으면 찾아봐야겠네요. 그리고 모카 초콜릿이랑 커피 초콜릿은 좀 땡깁니다.-ㅠ-

『풍요로운 날의 상차림』은 서가 서핑-특별히 찾는 책 없이 특정 주제 분야의 서가를 훑어 보는 것-을 하다가 발견한 책입니다. 뒤의 상차림은 취향이 아니라 넘어가고, 풍요로운 날을 소개한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그러니까 명절과 24절기의 유래와 행사, 관련 음식을 상세하게 적었거든요. 참고도서로 좋겠다 싶어 빌려 두었는데 볼만했습니다. 하지만 뒤에 실린 상차림은 그리 동의하고 싶지 않네요.

『도시락의 시간』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그러니까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가 몇 권이나 나왔나(13권) 확인하려 하다가 최근에 나온 책을 보고는 덥석 빌렸는데, 일본에서 나온 책을 번역한 겁니다. 원래는 전일본공수(ANA)의 사지에 실렸던 코너인가봅니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도시락 싸는 사람들을 즉석 섭외하고 인터뷰를 하는 겁니다. 부부가 각각 사진 찍고 글 쓰고 하여 공동 작업을 진행했는데, 처음 이 기획을 시작했을 때 갓난아기였던 딸이 초등학생이 되었다고 하니 굉장히 긴 프로젝트지요.
다른 것보다 맨 앞에 나온 아저씨의 도시락이 굉장히 인상 깊습니다. 각 축사에서 우유 짠 것을 모으는 일을 한다는데, 직업을 집유원이라고 하더랍니다. 한국에서는 잘 안쓰는 말 같군요. 집유탱크를 운전한다, 그렇게 표현하려나요. 친척 중에 축산업에 종사하는 분이 있어 더 감정이입해서 보았는지도 모릅니다.
새벽에 일어나 여기저기 흩어진 축사들을 돌아다니며 우유를 모으다보면 끼니 챙길 시간도 없답니다. 잠깐 짬이 났을 때, 아침에 싸온 주먹밥을 서둘러 먹는 것으로 허기를 채운다네요. 밥공기에다가 랩을 깔고 거기에 길게 자른 김 두 장을 십자로 겹쳐 깔고, 그 위에 밥을 한 주걱 넣고 안에 속재료를 넣어 랩채로 꾹꾹 눌러 만든 주먹밥입니다. 그게 왜이리 눈에 밟히고 짠한지. 그 뒤에 나오는 다른 도시락은 그리 눈에 안 들어오더군요.


결론만 말하자면? 역시 이번에도 마음에 드는 책 리뷰를 가장 나중에 썼군요. 하하하;


다이애나 뉴월, 크리스티나 언윈. 『예술 속 문양의 세계』. 시그마북스, 2012, 35000원
김은령. 『럭셔리 is』. 시공사, 2009, 13000원
강수아. 『초콜릿 아틀리에』. 넥서스BOOKS, 2011, 16000원
한국식환경디자인협회. 『풍요로운 날의 상차림』. 교문사, 2007, 14000원
야베 나오미, 야베 사토루. 『도시락의 시간』, 이은정 옮김. 인디고, 2012,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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