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역에 돌아온 뒤에 G는 먼저 숙소로 보내고 저는 북오프로 향했습니다. 혹시라도 『빙과』나 『바티칸 기적조사관』이 있으면 사올 생각이었거든요. 특히 『빙과』는 새로 표지를 다시 찍어 내며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웠기에, 이전판이 있으면 구입해올 생각이었습니다.

호리카와고조에 있는 북오프에 가면 카라스마 고조의 숙소까지는 죽 걸어가면 됩니다. 실제 해보니 제 걸음으로 대략 15분이 걸립니다. 제걸음으로 15분이면 가까운 거리는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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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보일라나 모르겠네요.

하여간 북오프는 규모가 꽤 컸지만 제가 찾는 책은 없었습니다. 『바티칸 기적조사관』은 2권 2쇄만 있어서 그냥 내려 놓았고, 『빙과』는 표지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 도로 내려 놓았습니다.; 『빙과』문고판 표지가 원래 그런 것이었으니 애니메이션 만들면서 새로 다시 찍은 것이겠지요. 뭐라 해도 새로 나온 것이 훨씬 낫습니다. 이전판 표지를 찾으려고 아마존을 뒤져도 안나오는데, 고전부 시리즈 첫 번째 권인 『빙과』는 학교 계단참을 찍은 사진을 표지로 쓰고 달랑 빙과라고 제목을 박았습니다.ㄱ-; 어제 빙고님께 이야기 했더니 '안 팔릴 줄 알았나보다'라고 웃으며 말씀하시더군요. 하기야 요네자와 호노부가 아주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고전부 시리즈 첫 번째 권이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생각합니다.(먼산)

수확물 없이 설렁설렁 숙소로 돌아가다가 재미있는 가게를 보았습니다.


...
저만 재미있겠군요.
아마 패브릭 소품을 만들어 파는 가게가 아닌가 하는데, 소파에 놓인 쿠션 모양이 상당히 특이했습니다. 종이접기 유니트 같은 모양이 마음에 들어서 한 번 만들어 볼까 싶은데 역시 도안을 고민해야겠네요. 교보에 관련 책이 있을라나. 그냥 기모노 천으로 만드는 소품 책을 사올걸 그랬나.;

그날 저녁은 짐정리하고 9시 반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5시 기상. 해가 30분 일찍 뜨니 이미 날은 훤히 밝았더군요. 어디로 나갈까 하다가, 이번 여행 목표 중 하나인 아지키 골목길을 미리 찾아갈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G의 핸드폰이 없으면 테더링이 되지 않아 와이파이를 쓸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카메라 하나 들고 히가시구(東區) 고죠와 시죠 사이를 어슬렁 거립니다. 사람이 없는데다 아직 아침이라 날도 선선하고, 돌아다닐만 하더군요.




가모가와, 가모강, 오리강. 사실은 강 사진이 목적이 아니라 왼편에 보이는 누대(?)가 있는 가게가 목적이었습니다. 알아보는 분은 코덕으로 인정합니다.(...) 재미있는 건 G도 단번에 알아보더란 거죠.ㄱ-;




중심부에도 이런 저런 골목길이 많지만 가모가와 동편이 훨씬 고즈넉하고 재미있습니다. 조용한 것이 좋더라고요.




실제 아지키 골목길과 닮은 골목들도 많았습니다.




아지키 골목길을 찾는다고 생각했더니 이런 골목 사진만 줄줄이 찍었군요.




확실히 자전거가 많아요. 버스로 커버가 안되는 부분이 있으니 자전거로 이리저리 이동하는 것도 필요할 겁니다.




기온 마츠리 때문인지 저런 등을 매달아 놓은 집이 많았습니다.




위의 전깃줄만 아니면 분위기가 더 살았을텐데요.




담벼락 아랫편에 빗물이 떨어져 썩는 걸 막기 위해 저런 대나무 가리개를 놓는다고 알았는데, 이 용도가 또 따로 있었습니다. 지나가다가 낡아서 부서진 대나무 가리개를 보았는데 그 안에 에어컨 실외기가 있었습니다. 오오오! 교토의 전통적인 분위기와 에어컨 실외기는 맞지 않으니 저렇게 대나무 가리개를 써서 가려 놓으면 장식도 되고 가림도 되고 일석 이조! (...)



이쯤 돌아보고는 숙소로 돌아옵니다. 아침밥 사진은 따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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