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빌려봐서 가격은 미처 확인을 하지 않았는데 높은 편입니다. 책에 실린 사진들이 흑백이고, 책이 두껍긴 하지만 판형이 작고 쪽당 들어가는 내용이 많지 않다는 걸 생각하면 조금 아쉽네요. 하지만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이니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내용은 만족했습니다.

책의 크기는 한국판 문고책 정도의 크기입니다. 그러니까 라이트노벨과 같은 크기지요. 활자가 크고 행간이 넓어 읽기는 좋지만 조금 빽빽하게 해도 좋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한 손에 들고 읽기 좋은 책이란 건 변함 없지요.

본론으로 돌아가, 이 책은 집을 짓는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앞서 읽은 『집을 순례하다』 등의 책이 건축물 순례기라면 이 책은 본인이 집을 짓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고, 집을 지을 때 어떤 부분이 필요한가 등의 이야기를 가볍게 다루고 있습니다. 가볍게라는 것은 읽기에 가볍다는 뜻이고,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언젠가 '내 집'을 가지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집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해 이모저모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것도 집의 세부적인 구조-벽난로라든지, 진입로, 계단 손잡이 등등-물에 대한 고민도 하게 합니다. 한국에서라면 벽난로는 둘째치고 일단 온돌을 얼마나 깔아 둘 것인가 고민할텐데, 난방을 위해 벽난로를 쓰고 그 주변에 아늑한 공간을 만든다거나 하는 건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온돌을 깐다면 벽난로는 실용적인 용도보다는 장식물에 가까울 수도 있으니까요.-ㅂ-;

하여간 집을 설계하고 지을 때, 건축주와 건축가 사이에 오가는 논의와, 그렇게 나온 결과물, 그리고 그 오가는 과정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앞서 본 다른 책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집을 지을 때 무엇에 대해 고민하나 등 말이지요. 그게 세세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맛보기는 됩니다. 대체적으로 수필에 가깝게, 읽기 편하지만 내용을 꼼꼼히 뜯어보면 생각할 거리는 많지요.


가끔 은퇴해서 살 집은 어땠으면 좋겠는가 생각하는데 여기서 얻은 짤막한 아이디어들을 스케치로 남겨둔다면 나중에 의뢰할 때 조금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ㅅ+



나카무라 요시후미. 『집을 짓다』, 이서연 옮김. 사이, 2012, 13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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