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갑자기 강추위가 몰려왔을 때 즈음과 그 일주일 전 쯤의 추위 때문에 양 무릎 위에 빨갛게 무엇인가가 돋았습니다. 흔히들 이걸 추위 알레르기라고 부르지요. 보습과 따뜻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긴 한데 따뜻하게 하는 것은 많이 걸어다니다보면 쉽지 않고 보습도 제게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벌써 4년 전의 이야기네요. 아니, 2002년 초니까 4년도 넘었습니다.
졸업 준비를 한창 하고 있을 ..이 아니라 취직 준비 때문에 머리가 아프던 그 당시의 2월 쯤입니다. 샤워 후에 피부가 당기는 느낌이 있어서 평소 바르지 않던 바디로션을 바르기 시작했습니다. 그야 말로 무난하고 어머니나 동생도 무리 없이 쓰는 바셀린 바디 로션이었지요. 그리고 일주일 정도 지난 뒤였나 갑자기 허벅지와 양 팔에 이상한게 돋기 시작했습니다. 놀라서 피부과에 갔더니 처방을 해주더군요. 2주 정도면 다 나을거랍니다. 그러나 2주 뒤. 오히려 진행된 것 같은 분위기에 다시 물어보니 그 피부과 의사선생님 왈, "~피부염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네. 유건선 피부염이면 원인도 모르고 고칠 방법도 없어요."
이럴 땐 상큼하게 한 마디. 니마즐.-┏
뭐, 그 때는 그런 단어가 있지도 않았으니 일단 피부과 다니는 것은 그만두고 거기서 처방해준 스테로이드 뭐시기라는 로션 타입 약을 꾸준히 발라줍니다. 그러나 차도는 전혀 없습니다. 고민하시던 어머니는 이게 장기전이 될까 두려워 신사역 사거리 근처에 있다는 유명 피부과로 보냅니다. 그러나 거기서도 비슷한 답변이 나오는군요.
결국 완전히 없어진 것은 몇 개월 뒤의 일이었으니, 반팔옷을 입기 전에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바디로션이 원인이라기보다는 스위치가 아니었을까란 생각을 하는데-2001년 말에서 2002년 초까지의 스트레스는 엄청났을 겁니다. 고 3때 이렇게 공부했다면 서울대 들어갔을거라는 농담이 나올만 했지요-그러다 보니 지금까지도 바디로션은 바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도고 놀란다고, 그저 겨울이 끝나서 빨갛게 튼 살들이 원래대로 돌아가길 기다릴 따름이지요.
(스팀 타올이라도 해줄까요;)
바디 로션
2006. 12. 7.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