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닭살 돋으십니까? 저는 소름이 돋습니다. 제가 쓴 제목이지만 참 무섭군요.)

역시 더러운 기분을 정화시키는 것으로 가장 좋은 것은 책이 제일 좋군요. 책에 푹 빠져 있는 동안 우울하고 꿀꿀하고 침울하고 더러운 기분이 저절로 흡착되어 날아가고 책을 덮었을 때는 순수하게 즐겁고 행복한 기분만 남습니다. 물론 여기에서 다시 그 우울하고 침울하고 꿀꿀한 것들을 생각한다면 다시 기분이 더러워지겠지만 히로미 파워는 굉장한지라 상당히 오래갈 듯합니다.(일단 오늘 저녁까지는)

하여간 이런 연유로 해서 기분도 가라 앉아 있는데(게다가 내과에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못정했습니다) 어제 사온 GO 히로미 GO가 보입니다. 어제 8권은 대강 훑어서 엔딩 확인은 했지만 7권은 전혀 들여다 보지 않았으니 한 번 봐야지요. 그리고는 신나게, 피식피식 웃음을 흘리며, 제 대학시절을 조금씩 떠올리며 봤습니다.

제 대학시절은 히로미보다도 훨씬 무미 건조했지요. 대개의 경우 학교기숙사-집의 세 군데를 오갔으며 가끔 책사러 동대문이나 종로에 나가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것저것 관심을 가지고부터는 돌아다니기도 했지만(그 때는 브레드가든이 없어서 유암산업까지 직접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한 것은 졸업 이후였습니다. 아니, 지금의 제가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만화책 1천권을 돌파한 것이 대학 시절이었고, PC통신 활동도 그 때부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아소우 미코토의 책은 라이센스로 나온건 다 가지고 있지만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이쪽이 아닐까 합니다. 천연소재는 그 알 수 없는 엔딩에 완결권을 붙들고 한참을 쳐다보았던 기억이 있고, BELL은 아직 엔딩도 나지 않았지요? 엽기발랄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하지만 하는 짓이 밉지만은 않은 이 천방지축 아가씨를 다시 볼 수 없다는게 조금은 슬픕니다. 뭐, 멋진 여자가 과연 될 수 있을지가 걱정되긴 하지만요. 되면 되는 대로 난감하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만화책 사면서 뭔가 빼먹은 것 같다 했더니 Blood Alone을 또 빼놓고 안 사왔습니다. 다음에는 절대 잊지 말고 챙겨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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