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고 오질 않아서, 공방에서 찍다보니 배경이 저렇네요.-ㅂ-;


공방에서 예술제본 하는 단계 중 가장 먼저 다루는 가죽은 일반 가죽입니다. 흔히 보는 합성 가죽 .. 아마 그런 종류일 겁니다. 그걸로 간단한 노트를 만들지요. 그리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염소 가죽을 씁니다. 샤그랭이라 부르는데 사용하기가 편하고 색도 꽤 다양합니다. 다루기 쉬워서 그걸로 시작하지만 그 다음단계-고급과정에서는 샤그랭 외에 마로깽도 씁니다. 마로깽은 송아지 가죽이라고 하는데,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가죽 입자(?)가 굵습니다. 보들보들하고 만지는 촉감도 참 좋지만 비싸고 다루기 힘듭니다.ㄱ-; 잘 늘어나고 가죽 갈기도 쉽지 않아요. 하지만 만들어 놓고 나면 행복합니다./ㅅ/

앞서 올렸던 제책 프로젝트의 검은 가죽은 마로깽입니다. 사실 마로깽 첫 책은 여기 보이는 빨강 책인데, 어쩌다보니 이 책 완성이 더 늦었습니다. 심지어는 나중에 시작한 제 책 케이스 다 완성될 때까지도 밀려 있었다니까요.;



가죽 전체싸기를 할 경우, 턱 부분에도 저렇게 가죽을 덧대고 양면에 면지를 붙입니다. 이번에 쓴 면지는 예전에 키릴님이 교토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 근처에서 사다 주신 화지입니다. 책은 프랑스 소설(번역서)인데 왜 면지를 저렇게 화사한 화지를 썼냐...



이 책이라 그렇습니다.-ㅁ-
『고슴도치의 우아함』. 보고서 상당히 마음이 움직여, 그 해에 가장 마음에 드는 책으로 꼽기도 했지요. 결말은 시궁창이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사람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듭니다. 미녀와 야수도 아니고, 사실 야수와 부자(...)쯤 되긴할텐데, 취미와 관심사로 그 모든 장벽을 뛰어 넘어 공감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부러웠지요.
(실제 내용 보고 실망하실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


프랑스 소설이라 그런가, 일본 문화가 자주 소재로 쓰이는데다 일본인도 등장합니다. 서브컬쳐도, 일본 전통문화도 함께 나옵니다. 그래서 그런 핑계를 대고 면지로 썼지요. 보통 저런 제본에다 화지로 면지를 쓰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겁니다. 현대적인 제본에서는 많이 쓰지만 가죽 전체 제본에서 저렇게 화지 면지를 쓴 건 거의 못 봤네요. 저는 종종 화지를 쓰지만 지금까지는 거의 포트폴리오였고요. 뭐, 제가 여행갈 때마다 화지를 사오다보니 많이 있어서 쓰기도 합니다만.; 이런 종이도 지금 환율 생각하면 커다란 종이 한 장당 1만원 넘어요.;ㅂ; 그래도 더 사오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지요.


다음 글은 제발 금박찍기 완성본이었으면 좋겠는데.... 지금 완성 단계에 다다른 뭐가 있어서 그렇게 될 것 같진 않습니다.ㄱ-; 그건 다음주나 다다음주 쯤 1차 사진 찍고, 올 여름 중에 완성해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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