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는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최근에 읽은 책 중에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할 때가 온다>라는 긴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폴 퀸네트라는 유명(한지 어떤지는 모르지만)한 심리학자가 쓴 책이랍니다. 하도 읽을 것이 없어-최근의 우울모드에는 이것도 일조했습니다. 분명 11월 30일까지 가져다 달라 했는데 전화했더니만 지금 나갈 준비중이다라면서 다음주에 보내주겠다는 것은 무슨 심보인데! 내년부터는 거래 안할겁니다.-_-+-주문해놓고 까맣게 잊고 있던 저 책을 집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유쾌하게 웃을 수 있었던 멋진 책입니다.

다만; 이런 저런 문제로 한 번 밖에 못 읽었다는게 아쉽군요. 특히 우울증과 관련된 문제로 선승과 대화한 것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인도였던가요, 하여간 어딘가의 선승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는 서로 직업 이야기를 하다가 심리상담가(저자는 보통 낚시 저술가라 소개하지만 이경우엔 심리상담가라고 했습니다;)가 무슨 직업이냐라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이런 저런 사람들을 상담해주는 일이다라고 하니 자기들의 입장에서는 우울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대답을 듣습니다. 왜 그러냐라는 저자의 물음에 "문제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니까"라는 한국의 선승의 대답을 인용합니다.
(정확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게 아쉽군요. 지금 제게 꼭 필요한 책인데 말입니다...)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울한 기분을 만드는 문제들이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 화두를 들고 폴은 고민을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점장에게 해고 통고를 받고 부당해고에 대한 소송 준비를 하며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어느 은행의 부지점장을 한창 상담해주고 있던 차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직후 부지점장을 만났을 때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묻습니다.

"지점장이 해고의사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한다면 하는 사람이니 철회하지 않을겁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복직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 낫고, 문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 당신의 고민은 무엇입니까?"

재정적인 고민이 가장 크지요. 재 취직이 어렵기도 하고.... 라며 생각하던 상담자는 급기야 발상을 전환합니다. 직장을 잃는 것을 인정하고 대신 든든한 실업 수당을 얻습니다. 그리고 일손이 필요하다며 자기를 부르던 친구를 도와 이직하기로 결정합니다. 문제가 없어지니 길이 보입니다.




저도 그렇게 문제를 잊고 길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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