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 성모경


0. 옛 직장동료의 바깥분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옷도 제대로 못챙겨입고 허둥지둥 다녀왔습니다. 어제의 일입니다. 어제 아르바이트 나갔다가 막판에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우울모드로 돌변했는데, 거기에 그 소식듣고는 넋이 나갔습니다. 한 번도 직접적으로 뵌 적은 없지만, 그래도 같이 일하는 동안 간접적으로 많이 들었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동료이기도 하고, 성격도 좋고, 이모저모 공통점이 있어서 직장을 옮긴 뒤에도 계속 연락하고 자주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더라. 아. 작년 여름이었나봅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웃고 있었는데..


1. 건강이 최고이지만, 건강을 어떻게 유지해야하느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case 1. 담배 한 번 안 피고 살았던 사람이, 회사 통폐합을 통한 퇴직 때문에 폐암으로 사망.
case 2. 어렵게 대기업에 입사한 사람이, 입사 1년 만에 폐암으로 사망.
case 3. 주기적으로 운동하고 몸을 단련하는데 신경쓰고 담배도 안 피던 사람이 폐암으로 사망

이런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결론은 다 폐암인데, 폐암이 많은 건 발견이 늦어서가 아닐까 합니다. 겉으로 드러날 정도로 증상이 나타날 때 쯤이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뒤니까요.

case 4. 건강 검진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으나, 자던 도중 갑자기 심장마비가 와서 사망.

이건 최근의 일이었습니다. 자던 도중에 심장마비가 와서 발견이 늦었고, 그래서 처치도 늦었다더군요. 전혀 건강에 이상이 없던 분이라 주변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아버지 친구분이셨어요. 그 때 아버지도 그렇고 같이 모임을 하던 친구분들 모두가 굉장히 놀라고 당황했다 들었습니다. 인생만사 새옹지마.. 가 아니라 자조론이라든지 회의론에 빠진 분도 있다고 얼핏 듣긴 했는데.;

하여간 어제 돌아가신 분도 그리 가셔서 다른 분들도 그렇고 저 분도 그렇고 다들 얼이 빠져 있었습니다. 꿈을 꾸는 것 같다고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하아.;ㅅ;


2. 덕분에 어제 저녁부터 내내 우울우울이러고 있습니다. 지금도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아 우울우울..


3. 맨 위에 성모경을 적은 것은 돌아가신 분의 세례명이 있는 걸 보고, 그나마 알고 있는 것 중에 돌아가신 분을 위한 기도가 이정도인가 싶어 적어보았습니다. 가신 분은 좋은 곳으로 가셨겠지만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참......;ㅅ;


4. 덕분에 문득, 유언장을 작성할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뭐, 유언장 적어보았자 특별한 것은 없고, G에게 예의 그 책들의 처분을 S에게 맡기라고 하는 것 정도...(이봐;)


5. 그 때문에 더욱더 혼자 길을 걷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 주변에 있는-특히 부모님이나 G는 저를 짐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독신 부자 친척 아줌마(...)가 되면 혹시 또 제 조카 중에 엘러리 퀸이나 파일로 밴스가 나올지도 모르지요.(....) 아.-_- 왜 결론은 망상으로 가는거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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