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생각하는 것이지만 지나친 친절은 역반응을 부릅니다. 이날도 그런 면이 있었습니다.


어쩌다 가미우동에 갔는지 기억이 가물한데, 아마 G랑 같이 토요일 오후에 점심을 먹으러 움직이다 그랬을 겁니다. 둘이서 움직이는 것이니 걸어가지 말고 택시를 타자고 해서 신촌역 앞에서 홍대 앞으로 갔습니다. 보통 택시를 타면 G가 택시비를 냅니다. 저는 걸어가는 걸 좋아하고 G는 걷는 걸 질색하거든요. 따라서 목마른 쪽이 우물을 팝니다.(먼산)
가미우동이 영업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때라 사람이 없었습니다. 가장 안쪽에 자리잡고 앉자 사람들도 마구 늘어납니다. 메뉴판을 보고 어떤 것을 주문할지 고민하는데, 의견 통일이 안됩니다. 그래도 튀김이 먹고 싶다는데는 둘다 동의해서 모듬 튀김 하나와 따뜻한 국물 우동을 시키려고 합니다. 그러자 직원이 만류합니다. 양이 너무 많다나요. 둘이서는 못 먹을 양이랍니다. 다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우동과 튀김을 묶어 내오는 것으로 두 개 시켰는데, G가 시켜놓고는 투덜댑니다. 자기가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했다고요. 그러면 진작에 시킬 때 원하는 대로 먹지, 직원이 간곡히 만류했다고 그대로 따르는 건 뭡니까. 하지만 그 이야기 그대로 했다가는 싸움나죠. 그냥 주문 변경 가능하냐고 묻고는 모듬 튀김과 따끈한 우동을 시켰습니다. 바로 변경했던 것이라 가능했나 보네요.



따끈한 우동이 먼저 나옵니다. 국물은 제게 살짝 간간하지만 그래도 맛있습니다. 오랜만에 따끈한 우동을 먹었다 .. 고 쓰고 보니 그 얼마 전에 카네마야도 다녀왔군요. 핫핫핫.;

반죽부터 직접 만들어 빚기 때문에 우동면의 굵기가 제각각이지만 그래도 탄력 있는 것이 괜찮습니다. 게다가 국물 우동은 4천원이거든요.-ㅠ-




잠시 뒤 나온 튀김입니다. 고구마, 단호박, 당근, 닭고기, 오징어. 맥주 안주로 좋겠지만 저나 G나 밖에 나가서 술은 잘 안 마십니다. 그러니 그냥 맛있는 튀김 먹는다 생각하고 야금야금 집어 먹습니다. 가격은 2만원.


둘이 먹기엔 많을 거라더니 우동 하나에 모듬 튀김 한 접시를 싹싹 비웠습니다. 여자 둘이라 걱정했던 모양인데 저정도 양은 무난하게(...) 먹을만 하지 않나요. 여튼 튀김은 말그대로 한국식 튀김이고, 일본식 튀김을 생각했던 G는 아쉬웠던 모양입니다. 하기야 메뉴 자체가 모듬 '튀김'이었으니까요.
여기의 가라아게도 딱히 일본식 닭튀김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고. 맛있으니 그냥 넘어갔지만 말입니다. 당근도 단호박도 고구마도 다 맛있습니다. 오징어가 조금 질겨서 베어먹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튀김이 땡길 때 한 번쯤 도전해볼만 하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마시고..^^;
오늘 눈까지 내리고 있으니 뜨끈한 국물이 땡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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