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비하인드에 대해서는 꽤 오래전부터 들어왔습니다. 제가 열독하는 잡지중 하나인 행복이 가득한 집(...)에 비하인드의 비하인드 스토리인 모 책광고가 여러 차례 실렸고 실제 그 책을 대출해 보려다 실패한 전적도 있습니다. 지금도 한 번 보고 싶은 생각은 있는데 사보기는 조금 아깝다고 할까요. 하.하.하.;

엊그제도 홍대 갈 일이 있었는데 주변의 웬만한 레파토리는 다 써먹었으니 어딜갈까 망설이다가 약도 한 장을 들고 비하인드를 찾아 나섰습니다. 어떤 카페이길래 그렇게 책으로 써낼 정도인가 싶어서요.

찾기는 쉽습니다. 거기에 다방과도 꽤 가까운 편이고요.

홍대 주차장골목을 따라 죽 내려오다 보면 수 노래방을 지나 길을 건너게 됩니다. 길을 건너서 아사도르가 있는 지점을 지나 더 내려오다 보면 오른편으로 기와집과 후(이쪽은 중국집;)라는 두 음식점이 마주보고 있는 골목이 있습니다. 그 골목으로 들어와 한 블럭쯤 걸어내려오면 오른편에 비하인드가 있습니다. 건물 1층이긴 한데 앞에 공간을 두고 들어가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지나치기 쉽겠더군요.

상수역에서 올 때는 상수역 1번 출구로 나와 입구쪽 방향으로 죽 내려가다 보면 주차장골목과 만나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서 오른편으로 틀어 조금만 걸어오면 주차된 차를 사이에 두고 왼쪽 건너편에 후와 기와집이 보입니다. 홍대입구에서 오는 것보다는 상수역에서 걸어가는 쪽이 가깝습니다.


들어가서는 다방과 상당히 닮은 분위기라고 의아해했는데 홍대 주변에서 좀 오래 있으셨던 분 이야기를 들으니 카페 비하인드가 성공한 다음에 여기가 다른 카페들에 의해 벤치마킹되었다는군요. 다방과 닮았다고 생각한 것도 그렇게 보니 이해가 갔습니다.


다방보다는 비하인드가 크기는 더 큽니다. 메뉴도 좀더 다양하지만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느낌은 없습니다. 이쪽도 대형 테이블이 있어서 주위에 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정모 같은 것이 가능할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독특하게 들어온 것은 주방과 테이블의 분리방식입니다. 주방이 플로어보다 한 단 정도 높은데다가 허리정도까지 오는 벽돌벽으로 분리를 시켜놓았습니다. 깔끔하면서도 특이하더군요.

2인 테이블에 느긋하게 앉아 있자니 물이 나옵니다. 호오. 파이렉스 유리 계량컵에 뜨거운 물이 나오는군요. 저거 친구 Y네 집에서는 ... 우유 계량용인데.OTL

편한 의자라 등받이까지 등을 대고 있으면 늘어집니다.
따끈한 물을 따라서 맛을 보니 예상했던 대로 자스민이군요. 평소라면 반겼을 테지만 그 때는 커피 한 포트를 마신 뒤라서 다른 때보다 카페인에 좀더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자스민 향은 꽤 진하던데 어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홍차 브랜드 쪽인가.)

어떤 메뉴를 할까 고민하다가 커피류는 카페인에 민감하니 패스, 그러다 보니 남는 것이 별로 없더군요. 일단 다른 곳에서 못 먹어본 메뉴라 프렌치 토스트 세트메뉴를 시켰습니다. 토스트에 오렌지 주스나 아메리카노가 딸려 나옵니다.

왼쪽의 노트는 무시해주시고, 왼편의 병은 시럽, 그 오른쪽이 오렌지 주스. 거기에 프렌치 토스트와 딸기로 장식된 생크림이 함께 나왔습니다.

그냥 생크림에 슬라이스 딸기를 꽂은 건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생크림 아래쪽은 딸기 생크림이더군요. 딸기는 제철이 아니니 역시 냉동입니다. 사각사각 씹히는 새콤한 딸기가 느끼할 수 있는 프렌치 토스트의 맛을 달래주어 좋았습니다. 퍼먹는 것만으로도 대 만족. 하지만 여기에 프렌치 토스트를 찍어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토스트는 계란국물 달걀과 우유를 섞어 잘 풀은 것에다가 살짝 담궈 뚜껑이 있는 프라이팬에 구운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중간에 눌린 자국이 있더군요. 그게 아니면 오븐에다 구운걸까나. 겉이 과자처럼 바삭바삭한 느낌이 좋았습니다. 프렌치 토스트의 경우 종종 습기가 제대로 탈출을 못해서 축축 늘어진 것을 먹게 되는데-이것도 나름 맛있지요-이 쪽은 바삭바삭합니다. 그래서 생크림에 푹 찍어서 부드럽고 바삭한 맛을 동시에 즐기며 먹으면 더욱 맛있는 겁니다.

그리하여 딸기 생크림과 프렌치 토스트의 멋진 조화를 맛보았다는 거죠.
먹다가 조금 간이 심심하다 싶으면 시럽을 뿌려 먹으면 좋습니다. 부족하다 싶었던 단 맛을 확 끌어 올려주는군요.



그리하여 오밤중의 테러는 항상 즐거운 것~
(올리는 당사자는 옆에 초콜릿을 끼고 있어서 문제 없었음)
(*덧붙임 : 다시 올리는 지금도 그리 염장당하지 않는 것은 너무 배가 고파서 위가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핫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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