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서 점점 입맛이 변하는 건지 가향차보다는 그냥 차가 더 좋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홍차로 생각했던 트와이닝 얼그레이도 조금 시들해졌고 위타드 잉글리시 로즈도 예전만큼 좋지는 않습니다. 듀시스님께 받은 다즐링만 변함없이 잘 마시고 있거든요. 몇 주 전 루피시아에 홍차를 사러 갔을 때도 그 강렬한 향들에 취해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돌아나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의 무지 캬라멜티 도전은 조금 무모했습니다. 향만으로도 달큰한데 마시면 어떨지는 눈에 보듯 뻔하지요. 그럼에도 괴식에 대한 도전 정신은 사라지지 아니하고 호기심은 키르난을 죽입니다.(...)

시아한테서 하나 얻은 무지의 캬라멜티. 향만 맡아도 달달합니다.

컵은 홍차 컵을 쓰지 않고 일반 컵을 준비했습니다. 거기에 포트, 티매트와 티코지, 그리고 전자렌지로 데운 우유가 대기중입니다.

우린지 3분 경과. 티백을 꺼내고 홍차를 컵에 따랐습니다. 붉은 귀신인 885답게 아주 붉게 나왔군요. 다른 홍차보다 조금 붉게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오미자차로 보일 정도로(사진처럼;) 붉지는 않습니다.

우유를 넣으면 이런 색이 나오니까 말입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그런지 홍차 맛 자체가 상당히 진했습니다. 우유를 타니 딱 좋더군요. 대신 특유의 캬라멜 향이 고양이키르난을 죽입니다. 실험 정신은 여기까지.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가크란은 조금 마셔보더니 자기 취향이랍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일본 여행에서 카렐의 마룬티를 사오겠다고 벼르고 있었으니 이런 달달함을 미리 체험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요.

슬슬 홍차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12월 말까지 다 마시면 새해에는 새 홍차를 마실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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