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녀온 곳에 대해 이리 빨리 글을 쓰다니 속도가..-ㅁ-; 평소 제 속도가 아니로군요. 하지만 더 더워지기 전에 올리는 것이 낫겠다 싶어 후다닥 씁니다. 그리고 그리 길게 쓸 말도 없고요.'ㅅ'

결론을 보기 위해 길게 쓰기 싫다는 분을 위해 미리 적는 한 줄 요약.

올 여름, 아름다운 차박물관에 빙수 먹으러 가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겁니다.


이유 1. 몇 시에 여는 거야?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찻집 개점시간이 언제인지 안나옵니다. 찻집을 둘러 있는 갤러리는 10시에 연다는군요. 그 시각에 맞춰야 겠다고 생각하고 여기저기 블로그를 둘러보니 9시부터 9시(21시)까지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럼 9시에 맞춰 가야겠다 했는데, 같이 가기로 한 G의 준비가 늦어져서 집에서 9시 훨씬 넘어 출발했습니다. 저는 걸어서, G는 버스로. G는 인사동 맥도날드에 들렀다 오기로 했으니 시간이 촉박하진 않습니다. 날이 더워 등에 땀이 배는데도 부지런히 걸어 차박물관 앞에 도착한 것이 10시 27분. 열었을거라 생각하고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데 외국인 관광객 둘이 계단 아래서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이상하다 생각하고 계단을 올라갔는데 안 열렸어요. 허. 이 더운날, 늦을까봐 부지런히 걸어왔는데 말입니다.

잠시 뒤 드디어 개점했습니다. 개점시각은 33분. 10시 30분에 여나 싶습니다. 아니, 이것도 물어보진 않았으니 확실한 건 아닙니다. 언제 여는지는 직접 전화로 확인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유 2. 가격이 올랐습니다.

블로그 리뷰를 둘러보니 올 초까지는 14000원이었나본데, 지난 토요일에 받은 메뉴판에는 16000원이랍니다. 홍차빙수도 16000원이고요.



이유 3. 맛이 바뀌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먹었을 때는, 쌉쌀한 녹차맛과 단 맛이 적절히 어우러지는데다 견과류의 짠맛, 팥의 단맛까지 섞여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이 문장이 과거형인 이유는..


 
이런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릇 크기는 같군요. 하지만 저 옆의 쿠키는 보고 빈정 상했습니다. 이전에는 일반적인 크기의 녹차 사브레가 나왔습니다. 저건 딱 단추 크기네요. 안 주는 것이 차라리 낫지 않나요. 아니면 견과류 몇 조각을 내놓는다거나.(하기야 사브레 보다 견과류가 비싸겠지..)

 

 
이 맨들맨들하고 꽉꽉 누른 모습의 얼음. 뭔가 연상되지 않습니까?



 


도굴꾼이 된 느낌을 받으며 얼음을 파 먹어가는데 눈쌀이 찌푸려집니다. 씁니다, 써요. 그리고 맹맹한 맛. 먹으면서 G가 분석했는데, 얼음을 올리고 위에 녹차라떼(무가당)를 뿌린 다음, 그 위에 다시 얼음을 올리고 손으로 꾹꾹 눌러 모양을 다듬은 것 같답니다. 과연, 그렇게 만들었으니 겉부분은 맹한 맛이 나느군요. 이해가 됩니다.




이쯤은 먹어야 연유가 뒤섞인 팥과 견과류가 나옵니다. 피칸, 아몬드, 호두, 마카다미아 넛은 굉장히 맛있습니다. 볶아서 그런지 단단하고 바삭바삭하더라고요. 하지만 이부분이 지나치게 달다보니 섞어 먹지 않으면 단맛이 없는 부분과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먹다보면 중간에 팥과 견과류가 나오는 것은 같지만, 팥이 미진~한 느낌이고요. 거기에 팥의 양이 적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의 볼록 솟은 부분 때문에 얼음 비율이 높아 더 그렇습니다. 팥을 좋아하는 제게는 별로 안 좋고... 견과류 추가에 200원, 팥 추가에 500원이라던가요. 하하하하하.



다른 메뉴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관광객을 위한 메뉴 같아 보입니다. 웅, 호두파이는 호두가 통째로 들어 있어 맛이 궁금하긴 했지만 6천원이라는 가격에 망설였지요. 그 때문에 다음에 한 번 갈지...도 모르지만 녹차빙수는 더 이상 먹지 않아도 됩니다. 차라리 얼음 가는 기계를 집에서 사다가 팥 듬뿍 넣고 견과류 듬뿍 넣어 만들겠습니다. 홈플러스에서 파는 견과류 한 팩이 7천원 안됩니다. 물론 분량은 적지만, 그거 하나면 두 번은 해먹을 수 있습니다. 팥도 집에 있는 것 조금 꺼내 쓰면 되고, 말차도 있고요. 16000원이라는 가격이 무시무시한데다, 맛이 거기에 따라가지 못한 것도 있고요.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종업원이 한 명 밖에 없어 그런 것이라 생각하니 넘어갑니다.
전에 자주 먹던 가래떡 구이 세트는 가래떡이 6개 나온다지만 6천원이더군요. 가격이 너무 올랐네요.

토요일 오전에 개점시간에 맞춰 들어가 조용했던 건 좋지만, 그 시간대가 아니면 왁자지껄할 것 같고. 햇살 반짝반짝한 그 분위기는 좋았지만 아마 한참동안 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ㅅ;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