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밤이라고 하기엔 미묘한 그 무엇입니다.(먼산)


일의 발단은 행복이 가득한 집입니다. 11월호에 밤과 관련된 기사가 있었거든요. 밤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으로 찐밤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그 방법인즉....

행복이 가득한 집 11월호 P.173
(중략) 제철에 수확한 신선한 밤을 가장 손쉽게 맛보려면 찌는 것이 최고다. 이 때 물의 양과 시간 조절이 포인트. "집에서 찐 밤을 먹으려면 압력 밥솥에 찌는 것이 가장 맛있습니다. 압력솥에 밤을 넣고 밤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부으세요 김이 나면서 '팍'하고 밤 터지는 소리가 날 때 불을 끄면 됩니다. 압력솥에 찌기 전에 밤을 1cm 이상 깊이 칼집 내는 것을 잊지 마세요."(중략)

라고 하는군요. 그리하여 토요일에 하나로 마트에 가서 밤을 사왔습니다. 굉장히 싸군요. 100g에 329원, 봉지에 구멍 없고 잘생긴 밤으로만 골라서 담았는데 6천원 정도는 하겠지라는 제 생각을 뒤엎고 2809원이 찍혔습니다. 알도 굉장히 크고 "아람"이라는 단어가 잘어울리는 알찬 밤입니다. (저게 900g 가량 됩니다.)

집에 와서는 밤에 칼집을 넣고 압력솥에 넣고 돌렸습니다. 팍하고 터지는 소리가 언제 나는 것인지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나질 않는군요. 그러다 물이 다 졸아들고 탄내가 나길래 서둘러 껐습니다.(김이 나고 25분 경과 후) 예상했던 대로 칼집 낸 부분에 물이 들어가 밤이 대체적으로 축축합니다. 그 부분은 밤물이 들었고요. 그래도 밤이 원체 맛있는 것인지 달달한데다 부들부들해서 열심히 파먹었습니다. 4-5개만 먹어도 배가 부르더군요.

더 사오고 싶었지만 밤도 많이 먹으면 토실토실 살 찝니다.ㅠ_ㅠ 다이어트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야 했던 어제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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