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뜨레깜빠네.
가크란이 예전에 한 번 쿠폰 생겼다고 다녀오더니만 정말 맛있었다길래 잔뜩 기대를 하고 갔습니다. 하지만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심각한 공복에서는 음식 맛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적어도 저는 그렇더군요.

레뜨레깜빠네는 리치몬드 앞 횡단보도에서 건너 공사장과 GS25 사이의 골목길을 따라 죽 올라가면 왼편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지도로 말하자면....

이쯤일겁니다.;
밝은 주황색 간판이라 찾기는 쉽더군요.

들어가면 입구 근처에 있는 커다란 화덕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와 함께 잔뜩 쌓여 있는 장작더미도 눈에 들어옵니다. 다시 말해 이곳의 주력 상품은 파스타계보다는 피자쪽이 아닌가합니다. 여기 치즈피자가 맛있다던데 그건 도전해볼 생각을 못했고, 그저 리조토만 찾고 있었으니까요.

가장 먹고 싶었던 것이 토마토 리조토였는데 스파게티가 있는 풍경 외에 다른 스파게티 집에서 토마토 리조토가 있는 것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레뜨레깜빠네(종 세 개라는 뜻)에도 리조토는 있지만 다 크림 소스. 빈 속에 크림소스가 들어가면 어떤 무시무시한 반응이 일어날지 걱정이 되어서 그냥 오븐 스파게티로 주문했습니다. 이것도 만만치 않게 느끼하기는 했지만 치즈를 보면서 참았습니다.

뒤쪽으로 보이는 것은 까르보나라. 하지만 뭔가 미진합니다. 까르보나라라고 하기에는 부족합니다. 달걀노른자와 치즈의 결합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아니더군요. 오븐 스파게티도 죽죽 늘어나는 맛은 있지만 그라탕 타입이라 소스를 토마토와 크림을 섞어 쓴 덕분에 느끼했습니다.

그래도 접사는 멋지지 않습니까.-ㅅ-b



빈 속에 밀가루, 그리고 느끼한 소스가 들어가니 몇 번 먹다 말고는 고이 포크를 내려놓았습니다. 먹을 것을 남기는 것은 죄악이지만 그렇게 하면서까지 제 위를 고생시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또 가게 될 일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가게 된다면 그 때는 피자 쪽으로 도전해보고 싶군요. 그 전에 뽐모도로 쪽을 몇 번 더 가지 않을까 하지만....


덧. 갈 일이 별로 없겠다고 생각한 것은 가격 때문이기도 합니다. 까르보나라 11000원, 오븐 스파게티도 같았습니다. 그냥 스파게티가 있는 풍경으로 갈걸 그랬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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