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끊기를 시작한지 어언 3일째. 그렇다고 평소에 설탕을 많이 먹던 것은 아니지만 빵 종류가 확실하게 제거되니 그건 좋더군요. 밀가루 금식은 해도 빵은 못 끊는다고 절규했는데 이번 일로 빵에게도 등을 돌렸습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으니 빵 냄새가 조금 역하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 말세로구만.;ㅁ;)

어제 점심은 가클이랑 같이 먹었습니다. 가클이 제가 일하는 곳에 잠시 놀러와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나눠먹었지요. 간도 거의 안되어 있고 깨와 참기름이 들어간 주먹밥입니다. 물론 혼식이지요. 양은 적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반찬이 별로 없어서 그랬는지 퇴근할 때쯤엔 허기가 져서 몸이 축축 늘어졌습니다. 저녁을 먹을 것인지, 아니면 원래 계획했던 대로 홍대 르뺑의 카페오레를 마실 것인지, 아니면 R&R의 메이플 카페라떼를 마실 것인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상수역에서 내려서는 걸어올라가면서(홍대에 갈 때는 가능하면 상수역을 이용합니다. 사람이 적고 한적해서 좋지요) 가격이 제일 낮은 르뺑으로 가기로 하고 천천히 걸어 올라갔습니다.
중간에 삼거리 포차 옆 골목으로 들어가 지름길로 올라가는데 옆에 처음보는 카페가 있습니다. 간판도 새것이고 분위기가 "나 생긴지 얼마 안되었어요"라고 말하더군요. 들어갈까 말까 고민을 했습니다. 저랑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지나가던 남자 한 명도 앞에서 고민하다가 들어갑니다. 저는 거기서 1분 남짓 고민을 하다가 다시 르뺑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예전같았다면-그러니까 한 달 전이었다면-분명 들어갔을 겁니다. 새로운 카페 앞 사진을 찍고 들어가서도 사진 찍고 느긋하게 일기를 썼겠지요. 하지만 어제는 발걸음을 돌려 그 카페의 반 값 정도 할 르뺑의 카페오레를 시키고 거기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작지만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돈도 덜 쓰고, 포스팅에 대한 압박도 사라지고, 무엇보다 유혹을 이겨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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