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선물로 이런 것을 준다는 것이 허리를 휘게 만든다는 것은 아주 잘 알고 있지만, 가끔은 이런 지나친 사치도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며 구입했습니다. 하.하.하. 요 몇 주간 블로그에 올린 다른 웨지우드 잔들은 사실 연막이었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오베론입니다.

그러니까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11월 중순쯤입니다.
운동 겸 신세계에 갔다가, 웨지우드 매장에 눈 호강 겸 그릇 구경을 하러갑니다. 그리고 구경하러 가서는 이전에도 보고 살짝 반해 있던 오베론에 확실히 반하지요. 그리고 찍어두었다가 생일 전, 한창 10% 세일을 하고 있을 때 가서 구입했습니다. 남대문 대도종합상가에서도 같은 그릇을 보았지만 주인아저씨의 대응이 뭔가 '자네는 사지 않을거지? 그러니 내 관심을 두지 않겠네'라는 마음을 드러내는 듯해서 그냥 도로 나왔습니다. 가격차이는 좀 있었지만 그냥 백화점에서 산 것은 카드 결제가 가능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하하하.;


커피와 홍차를 둘다 담아 마실거라 피오나보다는 일반 모양에 끌렸습니다. 할리퀸 시리즈인 하트의 여왕에서 눈을 돌릴 수 있었던 것도 거기엔 홍차만 어울린다는 것도 있었습니다. 사약과도 같은 제가 내린 커피를 담아 마시기엔 잔이 너무 화려하죠.-ㅈ- 막판에 프쉬케에도 홀렸지만 이건 가격이 참으로 멋진고로 눈 밖에 났습니다.(홍찻잔 세트가 17만원.)



그러나 백화점이라 해도 포장 상태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딱 백화점 스타일의 선물포장입니다.




박스 사진도, 섬세하다기보다는 사진을 찍어 확대 출력해 노이즈가 자글자글 이는 듯한 그림이라 따로 처분할까 생각도 하고 있고요. 집에 박스가 들어오면 무조건 분리수거를 하다보니 이것도 분리수거 할까 싶었지만 조금 아까워서 놔두었습니다.;
(이번 주말에 뵙는 세 분 중 어느 분이라도 관심 있으시면 들고 갑지요.)




아래 박스 색은 탁한 느낌의 갈색, 윗부분으 진한 하늘색입니다. 옆면에는 웨지우드라고 박혀 있고요.




뚜껑을 열면 완충 포장된 잔과 받침이 있습니다.




잔과 받침은 또 아주 얇은 종이를 여러겹 겹친 것으로 싸두었고요.





세팅하면 이런 모습이 됩니다. 무늬를 보고 상당히 익숙하다 했는데 .... 오늘 혹시나 싶어 찾아보다가 깨달았습니다. 이 찻잔은 이전 교토 여행 때 오타후쿠 커피점의 그림 속에 등장한 찻잔이었습니다. 아놔.; 나 세뇌당한거야?
(9월 21일은 도시샤 대학과 오타후쿠 커피점 (100921-2/) 참조)

오타후쿠 커피점에서 밀크커피를 담아 내온 잔도 웨지우드입니다. 교코님 이글루에 올라온 플로렌틴 중 하늘색 라인이지요.; 여튼 여기서 웨지우드를 처음 만난 것 같은데, 왠지 낚였다는 생각이 폴폴 듭니다. 어흑..; 하지만 마음에 드니 상관없습니다.




옆 모양은 이렇습니다. 무슨 꽃인지 모르지만 저건 복숭아 같은데, 태공의 복숭아 홀릭에 낚였다 해도 틀리진 않습니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 잔을 보고 반한 이유중 하나는 분위기가 하쓰 아키코씨의 우유당 시리즈 일러스트 분위기라 그랬습니다. 하하하.




홍차에서 올라오는 수증기 때문에 사진이 흐릿하게 나왔지만(렌즈에 김이 서렸습니다) 안이 하얗다 보니 홍차를 담아도 예쁩니다. 제가 노리다케의 큐티로즈나 칼리프를 고민한 이유도 그거죠. 찻잔 안에 그림이 있어 홍차를 담았을 때의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역시 커피가 잘 어울립니다. 오베론 라인에선 홍차잔 모양이 나오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그랬다면 둘다 사려고 했을텐데 하나로 만족할 수 있으니까요. 하여간 커피를 담으니 색이 확 사네요. 다음엔 홍차를 담아 다시 사진을 찍어야겠습니다.>ㅅ<





그러나 오베론의 구입에는 비밀이 있다능...; 그건 다음달에 공개합니다. 하하하하하.



덧붙임.
오해의 소지가 있을듯하야 추가합니다.
이건 제가 제 자신에게 주는 생일선물입니다. 누구한테 받은 것도 아니고 제 통장을 털어 마련했습니다. 비싸긴 해도 몇년 전에 마련한 RQ(아이팟 나노 3세대 레드)보다는 저렴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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