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선 상수역 근처에 DIY 겸 인형카페가 생겼다는 것을 들은게 12월 중순쯤이었을겁니다. 슬슬 홍대 카페 레파토리도 다 떨어지고 한데다 상수역 근처면 그리 멀지도 않아서 가보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간만에 마음에 드는 카페 열전(...)에 올라간 곳을 발견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자꾸만 가고 싶은 카페가 되겠군요. 지금까지는 다방이 유일합니다.)

위치 : 6호선 상수역 1번출구를 나서서 오른편으로 돌아 홍대입구 방향으로 걸어가 5미터 직진
(나와서 모퉁이를 돌아 두 번째인가 세 번째 건물 쯤입니다)
연락처 : 02-332-5931

입구를 나오면서도 오른쪽으로 나와 돌면 바로 있는게 맞나라고 생각했는데 나와보니 찾기 쉽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목재 계단이 있는 하얀 건물이 Cafe Die입니다.

계단을 올라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늑한 느낌의 작은 카페더군요. 나중에 둘러보고야 알았지만 만화책도 있고 인형들도 군데군데 전시되어 있고 몇 가지 DIY 제품들은 판매도 하나봅니다. 그리고 공방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가운데 있는 테이블은 강습용 테이블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향대로 가장 안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옆을 보니 옥외 테라스도 있어서 여름에는 나갈 수도 있겠더군요.

왼쪽에 보이는 주머니는 제가 항상 들고다니는 잡동사니 주머니입니다. 수첩 두 개에 필기도구, 디스켓, 디카 배터리 등이 들어 있지요.
자리를 잡고 앉자 물을 가져다 주시는데 저렇게 유리병과 잔이 나옵니다. 둥굴레차 같은데 고소하면서도 약간은 달콤한 맛이 꽤 괜찮았습니다. 날이 춥기도 했지만 맛도 있어서 한 병을 다 비웠습니다.

그날은 배가 고파서 뭔가 간식이 될만한 걸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카페 입구(계단 올라오기전)에 달린 메뉴에 베이글 세트(7500원)가 있었습니다. 베이글에 잼, 크림치즈, 과일절임, 그리고 오렌지주스나 커피, 홍차(티백) 중에서 하나를 택하는 메뉴더군요. 앞뒤 가릴 것 없이 그걸로 주문하고는 옆자리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양 좌석 사이의 테이블에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음식이 나오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그 동안 가져간 잡지를 열심히 들여다 보며 메모를 했습니다. 20분 정도 기다렸을 즈음에 베이글 세트가 나왔습니다.

우왓! 이런 세트라면 조금 늦게 나오더라도 괜찮습니다!

음료는 커피(아메리카노)로 했는데 다른 곳의 아메리카노와 마찬가지로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탄 것인듯합니다. 하지만 쓴맛이나 신맛이 강하지도 않고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게다가 잔도 크고 컵받침도 티슈가 아니라 수제로 추측되는 천 컵받침입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베이글은 두 개가 반으로 나눠 구워져 총 네 쪽이 나옵니다. 살짝 기름기가 감도는데 따끈따끈한 베이글은 그냥 베어먹어도 맛있습니다. 물론 뒤에 보이는 크림치즈를 바르고 그 위에 잼을 발라 먹는 것도 좋습니다. 복숭아잼(살구인지도..;)과 딸기잼을 섞어 발라도 좋고 각각 발라도 좋고 잼만 발라도 좋습니다.
(먹느라 바빠서 발라 놓은 모습은 사진으로 못찍었습니다.)
급하게 한 조각을 먹은 뒤에는 조금 느긋한 마음으로 책과 함께 베이글을 즐겼습니다. 읽는 도중에 "먹을 때는 먹는 것에만 집중한다"라는 글을 읽고는 뜨금했지요. 하.하.하.;

같이 나온 이 것은 복숭아 통조림인듯합니다. 적당한 단맛이 베이글이랑 같이 먹어도 맛있군요. 하지만 전 베이글 다 먹고 나서 후식으로 한 입에 다 털어 넣었습니다.



처음엔 갈까 말까 망설였지만 가길 잘했습니다.
다음에 가게 되면 베이글 세트에다 카페라떼를 시켜보고 싶습니다. 카페라떼가 어떤 맛일지 기대됩니다.



100302 수정 : 2008년인가 2009년인가에 폐점했습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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