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가와라마치에 내려서는 설렁 설렁 니시키 시장을 찾아갑니다. S는 이미 그 전날에 돌아보았다는데, 저는 한 번도 못 가보았으니 빠르게 돌아볼 생각이었고요.

라고 적고 보니 이 글에 미리 올려둔 사진들이 시조 가와라마치 가기 전, 철학의 길 옆길로 걸어 올라오며 찍은 사진들입니다.




허브인 것은 분명하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덤불이라 궁금하더군요. 로즈마리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는데 뭔가 무섭습니다. 이건 니시키 시장 가기 전 철학의 길 옆길을 걷다가 발견한 것이고요.




가다가 S가 불러서 돌아보았더니 가운데, 화분으로 만든 인형이 있습니다. 으하하하하하! 센스가 환상적인걸요. 레이스 치마를 입고 있는 데다가 모자도 보닛(!)이니 여자인형인가봅니다.



저 하얀 가게(메리 포핀스)가 면한 쪽이 철학의 길입니다. 내려가는 길에도 보았을텐데 신경을 안 썼나봅니다. 하기야 내려갈 때는 대부분의 가게가 열지 않았었지요.




그리고 다시 시조 가와라마치의 사진으로 돌아갑니다.



여기가 니시키 시장.

니시키 시장을 가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시장이 그냥 길이라는 겁니다. 저는 아메요코초의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저기 골목이 있어 들여다 봐야하는 큰 시장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아니더라고요. 「끊어지지 않는 실」에서 상점가가 나올 때도 그렇고 「은하마을 상점가」에서도 그랬지만 이렇게 길로만 이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ㅁ- 그래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게 느껴졌고요. 구경하기는 편하더군요. 길을 따라 죽 가면서 양쪽을 휘휘 둘러보면 그걸로 끝. 걸어가는데 얼마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떠오른 것이 말입니다...;
앞서 적었나 안 적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제가 교토 여행을 다시 못가겠다라고 생각했던 이유중 하나를 여기서 또 만났습니다. 츠케모노-절임채소 냄새를 못 맡겠더군요. 제가 냄새에 약한 편이라는 건 최근 들어 느끼고 있었는데 아예 이렇게 강력한 냄새가 다가오니 도저히 안되겠다 싶던데요. 이전에도 마트에 들어가면 츠케모노가 있는 곳은 일부러 피했는데 니시키시장은 교토의 부엌이라 불릴 정도니 교토 명물인 츠케모노가 없을리 없고, 그러니 제가 그 냄새를 피할 방도는 거의 없습니다. 딱 하나 있긴 하지요. 츠케모노 가게가 나올 때면 숨을 멈추는 겁니다.(먼산)



가는 길에 만났던 곳 중에서 기억에 남는 곳이 몇 곳 있으니, 쿠키 커터 중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구입해 오려 했던 아리츠구도 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정말 무서웠어요.; 워낙 이름있는 곳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가장 싼 쿠키커터가 1천엔, 눈에 확 들어왔던 우유 냄비는 1만엔이 넘습니다. 우왕.-ㅁ-;




그리고 다른 한 곳이 여기입니다.
이름을 교단파...라고 읽는지 어떤지.; 꽤 유명한 군밤가게입니다.




이게 그 군밤 봉투입니다. 밤 크기 비교 사진이 없나 했더니 이것만 있군요.




태공의 머리통과의 비교샷. 제가 지금까지 봤던 군밤중에서 가장 크기가 큽니다. 일부러 그런 걸 골라서 굽나보군요. 양도 꽤 많은데 가격도 꽤 비쌉니다. 1천엔.-ㅁ-; 그램으로 달아 팔기 때문에 뭐, 그러려니 하는데 맛이 또 독특합니다. 군밤은 겉이 조금 말라 있지요. 하지만 이건 압력솥을 어떻게 쓴다더니만 구워진 밤 속이 은근히 촉촉합니다. 오오오. 재미있군요.-ㅠ-

밤벌레라 어떤 종류의 밤이든 다 관계 없이 좋아하긴 하지만 말입니다.



니시키 시장을 통과해 나오면 그냥 또 골목입니다. 거기서 아래쪽으로 내려가 시조거리로 내려가다보니 커피 가게가 보입니다.




가게 사진은 못 찍고 테이크아웃 해서 들고 나온 컵 사진만 찍었습니다. 기껏해야 두 평 남짓한 작은 가게인데 커피콩도 팔고 드립한 커피도 팝니다. 커피콩은 100g당 500엔 전후인 것 같고 드립 커피는 일괄 320엔이었을겁니다. 크기는 스타벅스 숏보다 조금 많던가, 그정도입니다. 커피가 부족했던 터라 맛있게 홀랑 다 비웠지요.



니시키 시장을 돌아 나온 뒤의 사진은 거의 없습니다.

이 다음에 간 곳이 어디냐면 준쿠도 교토 점을 가다가 만난 그릇가게입니다. 이름은 알아두지 않았습니다. 알아두었다가는 다음번에 또 가서 파산 할 것 같아 말이죠. 아하하.;

이딸라 오리고 그릇들이 20% 할인. 그래서 손잡이 없는 오리고 머그가 2900엔가량 합니다. 웨지우드 등의 수입 그릇도 할인중이었고요. 1층만 둘러보고 말았는데 다른 층에는 마이센도 있던가요. 하여간 다른 층까지 둘러보고 나면 도저히 못빠져 나오겠다 싶어서 도망쳤습니다. 1층에서 만난 그릇 중에서 눈에 익숙한 것도 있었던 것이, 웨지우드의 와일드 스트로베리 같은 걸 말하는게 아니라 그 전날, 오타후쿠 커피점에서 만난 커피잔이었습니다. 이게 웨지우드 더군요. 그 때는 차마 뒤집어서 메이커를 볼 생각을 못했는데 여기서 만났습니다. 가격은 세트에 1만엔이 넘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할인가예요.ㄱ- 아놔. 그럼 본래 가격은 도대체 얼마인거임?;
(이에 대해서는 냐옹냐옹님의 댓글도 참조를..;;;..)



그리고 준쿠도 교토점은 만화책 코너가 따로 없습니다. 아마 준쿠도 교토 BAL점에만 있나봅니다. 여기 지하1층에 상당히 큰 규모로 있거든요. 하지만 준쿠도 교토점 옆에, 분쿄도(Bunkyodo)라고 만화서점이 따로 있습니다.




거기서 구입한 이지윈지 몬스터 원서. 번역서를 상당히 좋아해서 원서로도 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덥석 집어 들었지요.


이 분쿄도 지하에는 '하비굿즈' 매장이 따로 있습니다. 저야 안 갔지만 관심있는 분은 교토 내에선 여기를 가시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가면 파산할까 무서워 저는 안갔지요. 그보다는 자금이 상당히 딸렸다는 것이 옳은지도...;



그러고는 또 귀가.
음, 집(숙소)에서 굴러다니는 것을 아주 즐기는 터라 저는 일찍 들어옵니다. 평소에도 그러니 여행가서도 그러죠.;




아마도 여름귤?
맛이 궁금해서 사왔는데 하우스밀감보다는 신맛이 강하고 맨숭맨숭합니다. 진짜 귤맛이 이런건지, 제가 고른 것이 이런 맛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행 가 있는 동안 제 비타민 섭취를 책임 진 것이 바로 이것, 자몽 주스입니다. 요즘에도 오렌지 주스보다 자몽주스를 더 많이 사다 마시고 있지만-그래봐야 2주에 한 팩 마실까 말까-일본에 가면 반드시 사다 마시는 것이 이겁니다. 향료가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오렌지주스보다는 덜 달지요. 아마 가 있는 동안 감기를 피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효과를 믿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사다 마셨지만 역시 먼 곳-신세계 본점-에서만 파니 사러 가기가 번거롭군요. 그렇다고 다른 과일 주스를 마시자니 너무 달아요. 자몽주스가 좀 많이 비싸지만 뭐, 그정도야 용서합니다.
(일본에서는 저 한 팩에 148엔, 한국에서는 콜드 자몽주스 한 팩에 3천원.)




감기 운운하고는 맥주 마시고 있는 센스. 저 뒤로 보이는 것은 S의 저녁입니다. 저는 튀김을 저녁 삼고 안주 삼아 맥주를 마셨지요. 진짜 감기가 걱정된다면 술은 마시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제게는 맥주도 분명 술 맞습니다.;



22일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23일은 폭우를 만난 이야기가 나갑니다. 하지만 츠지리가 있어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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