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보다는 시조 카와라마치에 오래 있었으니 위치태그는 나카교(中京)구 쪽으로 넣습니다.

기요미즈데라에서 시작한 걷기 운동(?)은 시조 카와라마치에서 끝이 납니다. 나중에 여행 기록 정리를 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지도에 경로를 표시해 다녀온 가게들의 위치를 찍어 올리고 싶은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꼭 해보겠습니다. 아마 야후나 구글 맵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한 지도를 스캔하는 방식으로 할 것 같네요. 해봐야 알겠지만..;



카모강(오리강)을 사이에 두고 동쪽은 히가시야마 구, 서쪽은 나카교 구입니다. 니시혼간지를 제외한 20일의 일정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고조자카(五條坂:오조 언덕, 0830?) → 기요미즈데라(淸水寺:청수사) → 산넨자카(三年坂:3년 언덕, ) → (이노다 커피에서 1시간 가량 휴식, 0910~1000) → 니넨자카(二年坂:2년 언덕) → 네네노미치(ねねの道:네네의 길) → 야사카신자 앞(八坂神社, 1100)



네네노미치를 나와, 대원인 앞에서 큰길로 걸어 나와 찍은 사진입니다. 붉은색의 대문이 보이는데 저게 야사카 신사의 대문입니다. 야사카는 八坂이라 씁니다. 8개의 언덕이란 뜻일까요. 신사이기 때문에 입구만 보고 그냥 기온 거리를 걸었습니다. 이 지역 전체가 기온인데, 야사카 신사 앞 큰 길은 시조(四條)대로와 이어지기 때문에 기온 시조라고 부릅니다.

교토의 지명은 거의 이렇게 부릅니다. 씨실과 날실에 모두 이름이 붙어 있어, 그 교차로에는 씨실날실 이름을 순서대로 부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씨실 이름을 먼저 부르는지, 날실 이름을 먼저 부르는지는 제각각인것 같긴 한데, 대체적으로는 가로줄인 씨실을 먼저 부르고 세로줄인 날실을 나중에 부르는 것 같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씨실길에서 접근하냐, 날실길에서 접근하냐에 따라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일단 기온은 기온시조라고 부릅니다.'ㅂ'




사진은 야사카 신사 입구.
야사카 신사 앞 기온 시조 동네는 인사동 비슷하게 이런 저런 전통 가게가 많다는군요. 하지만 들여다본 곳은 몇 군데 안됩니다. 일일이 다 들여다보다가는 지갑이 거덜나겠다 싶기도 했고, 어떤 가게에 들어가 구경했다가 '아, 이 이상 보면 정말로 안돼'라고 두 손 들고 항복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뭐, 다음 일정이 잡혀 있었던 것도 기온 쪽에서 시간을 많이 안 보낸 이유이기도 했지요.


11시쯤 여기에 도착했는데 중간에 네네노미치에서 몇 군데 가게를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대체적으로 평소보다는 느긋하게 걸었고요. 아, 물론 제 평소 속도가 기준인겁니다. 보통 사람에게는 이정도도 빠르다고 생각할지 몰라요.;

간식이 먹고 싶어져서 S를 꼬셔 들어간 곳이 기온고이시입니다. 小石이라 쓰고 고이시라고 읽습니다. 말차 관련 디저트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어딜 가도 비슷하겠거니 싶어서 들어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요지야 카페에 갈걸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뭐..'ㅂ';




태공. 당당하게 파르페를 노리다. 하지만 손빨래 하기 싫은 걸?


이노다커피에서 식사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배가 고프지 않다는 S는 말차라떼를 시켰습니다. 저는 말차파르페를 시킬까하다가 가을 한정이라는 밤 파르페에 넘어갔지요. 한정은 언제나 무섭습니다.-_-




카스테라와 밤크림과 경단과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아래에는 달달한 시럽과 크림과.......................


단맛입니다. 핫핫핫.
그래도 밤을 좋아하는 저는 참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ㅠ-
그러고 보니 저기엔 말차 경단 외에는 말차가 들어가지 않는군요.




11시 반쯤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걷습니다. 그리고 여기가 가부키좌인가 그랬는데, 여길 오기 전에 들른 가게가 한 군데 있습니다.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기온고이시를 나와 가와라마치 쪽으로 걸어가다가, 치리멘이라는 쪼글쪼글한 일본천으로 만든 소품 가게를 보았습니다. 2층에 매장이 있더군요. 흥미가 생겨 S랑 같이 2층에 올라갔다가 가게 전체가 지뢰밭이라는 느낌으로 둘러보았습니다.

자금이 넉넉하고, 집에 공간이 많았다면 앞뒤 가리지 않고 질렀을, 아주 작은 소품들입니다. 미니어처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아마 하나 이상은 반드시 집어오게 될겁니다. 소품 개당 가격은 몇 백엔 수준이지만 하나만 놓아서는 심심하니까, 역시 이모저모 같이 모아 두어야 겠더군요. 일본 전통-교토의 분위기도 물씬 살리지만 미니어처라는 점에서는 현대적인 느낌도 나고요. 색색의 인형, 동물, 소품이 사람을 아주 홀립니다. 하하하하.... 다행이예요. 그냥 지나갈 수 있어서..;ㅂ;
그래도 기온에 가셨다면 꼭 구경해봐야 하는 가게라고 봅니다. 사람의 손재주로 얼마나 작게 소품을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니까요. 인형놀이나 소꿉놀이를 놓아하는 분이라면 더더욱.




기온을 벗어나 가모가와(가모강)을 건너기 직전, 길 건너편을 찍어보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교토에는 고층 빌딩이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번화가라는 교토역 주변이나, 시조가와라마치에 고층 빌딩이 있긴 하지만 종로 거리에 비할바도 아닙니다. 건물이 낮은 것도 있지만 저렇게 오래된 건물도 잘 관리해서 쓰고 있습니다. 공원을 만들어 녹지 조성을 하겠다며 역사적 건축물로 남겨도 시원치않을 옛 건물을 때려 부수는 어디와는 사뭇 다르군요. 솔직히 중앙청도 그대로 옯겨 용산 공원이나 다른 공원에 옮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안했지요. 비용문제는 둘째치고 그런 공간은 길이 길이 남겨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를 포함해) 단기 기억이 짧은, 잘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런 사람을 위해서라도 기념비로 남겼어야지요.



이야기가 엉뚱하게 흘렀지만 여기서 다리를 건넙니다.



아.......................
어디서 많이 본 광경..........................................;

주접떨고 있는 모리 코고로의 환상이 불쑥 떠오릅니다.-ㅁ-;




오리강이란 이름 답게 오리들이 노니는 중.




여기도 보가 여러 군데 설치되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것치고 물냄새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중랑천과 비슷한 느낌이긴 한데, 비교적 상류라 그럴까요. 하수구 악취나 물비린내나 별로 나지 않습니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20일은 공휴일이었기 때문에 강가에도 사람이 많더군요.




다리 난간에도 날아가는 오리가 있습니다. 아.. 맛있겠다.(응?)


가와라마치에서는 누가 부탁한 CD를 찾기 위해 조금 헤맸습니다. 타워레코드에도 없고, 기노쿠니야에도 없고. HMV는 아예 가와라마치에 있던 매장이 없어졌습니다. CD를 구하려면 교토에서 찾지 말라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지요. 뉴스가 그렇게 인기 없는 그룹이었던가.-ㅁ-;


그리하여 다시 간 곳이 교토 BAL이라고, 쇼핑몰입니다. 백화점하고는 조금 다른데, 복합 쇼핑센터쯤으로 생각하면 비슷할지도요. 지하2층에는 밀무지와 무지 카페가, 지하 1층하고 5층부터 8층까지는 준쿠도라는 서점이, 1층에는 마리아주 프레르와 다른 가게가, 2층부터 4층까지는 무지가 있습니다. 여기 있는 무지는 대형매장이라 상당히 상품이 많더군요. 수납용 박스 같은 것도 있어서 만약 교토에서 지나친 쇼핑을 하여 박스 포장을 해 물품을 보내려 할 때는 유용하게 쓰겠다 싶었습니다.(...) 교토 BAL의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마리아주 프레르 티룸은 1층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들어갈까 말까하다가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대신 무인양품에 들어가 이것저것 구입했지요. 그 사진은 따로 올리겠습니다. 지난번에 깬 유리포트를 대신해 홍차 포트를 하나 구입했고, 간식 몇 가지를 함께 샀습니다. 일기장용 공책도 구입했는데 여행 기간 내내 일기는 쓰지 않았습니다.-ㅁ-; 한번 붙잡고 정리하려면 30분 이상 투자해야하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2천엔 남짓 썼나요. 그러고 나서 더 위층으로 올라가 준쿠도라는 서점에 갑니다.

준쿠도는 교토에 매장이 두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다이마루 옆, 다른 하나는 교토 BAL점인데, 저는 여기 분위기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서가간 간격도 넓고, 책 보기도 편합니다. 책 검색도 되고, 8층에는 작은 카페도 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여기 요리코너에서 하루 종일 처박혀 있고도 싶었지만 혼자 왔을 때 해야하는거죠. 핫핫.;ㅂ; 그런고로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이이지마 나미의 책을 한 권 사왔습니다. 이로써 이이지마 나미의 책은 집에 몇 권..?



교토 BAL에서 나와 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교토에서 유명한 커피집인 로쿠요샤(六曜社)가 있습니다.
이런 저런 책에도 많이 등장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람도 많더군요. 여기 들어간 것이 2시 되기 전이었는데 저랑 S가 들어간 직후에 만석이 되었습니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S가 여기에 가자고 한 것은 사진에도 보이는 도넛 때문입니다. 저게 먹어보고 싶었다나요. 그러나 정작 배가 불러 그런지 절반 가량은 남기더군요.; 저랑 다니면 계속 카페에 들락날락하면서 먹게 되는데, S가 따라오기 좀 버거웠을겁니다.

꽤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있어서 고민하다가 S는 마일드 커피를, 저는 만델린을 시킵니다. 예상했던대로 무난한 맛이더군요. 그러고 나서 시킨 것이, 호불호가 상당히 갈린다는 인도입니다. S가 이걸 꼭 마셔보고 싶었다던데, 제가 시키니 옆에서 한 모금 얻어마시고 패스.;
호불호가 갈린다는데 저는 잘 모르겠더랍니다. 만델린이나 마일드 커피에 비해 개성이 강한편이라 하지만 제가 평소에 마시는 커피들과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진하고, 강한 맛이고, 약간의 독특한 향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개인적으로 소비하는 거의 모든 커피는 강배전으로 마시는데다 만델린이나 토라자나 다 강하죠.-ㅁ-;
다음에 가서 한 번 더 마셔보면 맛이 다를까요.


그 다음날 갔던 오타후쿠커피점도 그랬지만 두 번째 잔부터는 할인이 됩니다. 대략 200엔 정도? 만델린이 450엔, 마일드 커피가 450엔, 도넛이 100엔이었는데 전체 금액은 1220엔이었습니다. 반값 할인이라니 꽤 크군요. 저처럼 여러 커피를 마시는 걸 좋아하면 갈만 합니다. 죽치고 앉아, 일주일치 커피를 다 마셔버릴지도 몰라요. 훗훗훗.



이날 쇼핑 목록과, 앞서도 올린 이날의 바보짓은 다음 글에 마저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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