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정확히는 상수역에서 훨씬 더 가까운 곳, 극동방송국 맞은편에 타르트집이 하나 생겼습니다. 지나가다가 보고는 궁금해하던 찰나에, 간식지수가 바닥을 치고 있던 어느 날 한 번 가보았습니다. 골목 안이 아니라 큰길에 나와 있어 찾기는 굉장히 쉽습니다.




극동방송국 바로 맞은편이고, 아마 그 옆에 토끼의 지혜인가, 그런 이름의 북카페가 있다고 기억합니다. 가게가 작아서 지나칠 위험은 있지만 메뉴가 적힌 입간판이 밖에 나와 있으니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가장 빨리 가는 것은 상수역 1번 출구로 나와서 걸어 내려가는 것이죠. 동천홍 지나면 곧 나옵니다.



들어가보니 가격이 재미있는 방식으로 매겨져 있습니다. 타르트 한 판의 가격을 매기고 그걸 몇 조각으로 나누느냐에 따라 조각별로 나눠 매긴 것 같습니다. 상당수 타르트의 가격이 4750원이라는, 다른 집에서는 보지 못한 가격이었거든요. 보통 이렇게 나오면 5천원을 매길걸요.-ㅁ-

타르트 종류도 꽤 다양한데 전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며 피칸타르트와 단호박타르트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단호박 타르트를 골랐습니다.



그리고 세팅.
사진 색이 묘한 것은 이날이 처음으로 습삐를 제대로 잡고 찍은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까지는 셔터음도 끄지 못하고 그대로 쓰고 있었지요. 이날 여기저기 만져보면서 대강 감잡았지만 말입니다.




포크가 큼지막한 것도 좋았지만 거기에다 그릇이 예뻐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와아. 이런 고풍스런 무늬의 파란 그릇이라니. 요즘 많이 쓰는 것은 단색의 매끈한(?) 접시인데 말입니다. 화려한 접시는 취향이 아니라 생각했지만 가끔은 이렇게 받는 것도 좋군요.



그러나..;ㅂ;
정작 맛은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타르트의 정확한 이름이 '단호박 치즈 타르트'였는데 단호박만 생각하고 치즈는 무시하고 있던 제 불찰이 큽니다. 그 전에 티앙팡에서 먹었던 달달하고 부드러운 크림 느낌의 단호박 타르트만 생각하고 이것도 그런 맛이라고 생각했는데 먹어보니 치즈가 상당히 자기 주장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치즈 타르트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진합니다. 약간은 뻑뻑하고, 짠맛이나 신맛도 살짝 감도는. 음. 그렇다보니 단호박은 기대했던 만큼의 맛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맛은 없지 않은데 조금 미묘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요. 그래서 피칸타르트를 하나 더 시킬까했지만 자금 사정과 먹는 시간의 문제로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가서 맛있는 타르트를 먹을 기쁨을 남겨두어야 할테니까요.



우연히 여기저기 블로그를 돌아다니다보니 이 집이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도 들어가 있는가봅니다. 이름이 같은걸요. 오프라인 매장을 냈나 싶은데 정확히 알아보지는 않았습니다.^^;

하여간 매장이 작긴 하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놓은데다 와이브로도 잡히고 해서 기회가 된다면 언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더군요. 게다가 타르트도 이정도면 가격이 괜찮은 편이고 말입니다. 음료를 시키지 않아서 그쪽 가격이 어땠는지, 맛이 어떤지는 확인 못했지만 말입니다.



다음엔 피칸타르트도 좋고 초콜릿타르트도 좋고, 좀 달달한 맛이 도는 것으로 시켜봐야겠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