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처음 생겼을 때만해도,라고 적고 보니 우리나라 1호점은 이대점. 대학로점은 그 다음이지요. 하여간 스타벅스 다니기 시작했을 때야 맛있는 케이크를 찾기도 쉽지 않았고 가격도 스타벅스에 비해 비싼 편이었지요. 스타벅스 케이크는 가격 대 성능비가 꽤 훌륭했으니 그 때는 케이크가 먹고 싶을 때 일부러 스타벅스에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특히 뉴욕치즈케이크를 좋아했습니다. 과거형인 것은 지금은 치즈케이크를 찾아가며 먹지 않는데다 크기가 상당히 작아졌거든요. 치즈케이크의 크기 이야기를 꺼내면 콩다방이 더 서글프지만 일단 넘어갑니다.

(그러고 보니 파리바게트의 호두파이도 크기가 줄었습니다.-_- 가격은 동일하지만 그 가격에 그 크기의 호두파이를 산다는 것이 조금 망설여지네요. 이전에 스타벅스 피칸파이와 비교를 했는데 지금이라면 평가가 뒤바뀔지도 모릅니다.-ㅁ-)



그러던 어느날. 새로 생긴 스타벅스로 잠깐 놀러 갔습니다. 집에서 걸어갈 거리에 스타벅스가 다섯 개 있으니 내키는 대로 골라가지만 이날은 새로 생긴 곳이 어떤지 궁금했습니다. 오픈 초기의 스타벅스는 그럭저럭 맛이 괜찮지만 이 때는 한 달은 넘어갔을 때일겁니다. 언제 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찾아보면 나오겠지만 일부러 찾고 싶지는 않고.-ㅁ-;

가서 카페라떼를 한 잔 시키는데 간식으로 뭔가가 먹고 싶어 한참을 둘러보았습니다. 하지만 쿠키는 맛 없고(게다가 공장제) 케이크는 가격 대 성능비를 논하면 눈물이 흐르며 스콘은 먹고 나면 입이 텁텁하고 머핀은 만족감이 떨어지고. 이모저모 이유를 대며 다 피하고 나니 남는 것이 마카롱입니다. 평가가 괜찮았다는 기억이 떠올라 하나 주문합니다. 맛은 피스타치오, 초콜릿, 딸기, 바닐라가 있는데 그 중 바닐라를 골랐더랬지요.




885로 찍었는데 햇살이 잘 안 들어서 이모양입니다. 하지만 그 창가자리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이라 밖을 내다보며 멍하니 있어도 괜찮더군요. 시간 보내기에 참 좋습니다.




사실 마카롱은 지나치게 달아서 한 번인가 두 번 먹고는 손 안댔다가, 지난 1월의 일본여행 때 피에르 에르메의 마카롱과 라뒤레의 마카롱을 먹고는 다시 손대고 있습니다. 제 첫 마카롱은 달로와요에서 먹었던 것인데 이게 마카롱이구나 싶은 정도의 맛이었다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 뒤로는 한 번도 안 먹었지요.
스타벅스의 마카롱은 이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크기가 다른 제과점의 마카롱보다 크거든요. 물론 여의도의 폴보다는 작지 않을까 싶지만 거기는 큰 대신 가격이 장난 아닙니다. 마카롱에 흥미가 있다고는 하지만 폴의 마카롱은 손대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케이크도 그 가격이면 안사는데 마카롱이 그 가격이면 못사죠.;



크림도 넉넉하게 들어 있고, 겉도 적당히 바삭하고. 다만 약간 질긴감이랄까, 그런게 있습니다. 바삭한 겉부분이 두껍다고 할까요. 원래 마카롱을 즐겨 먹지 않으니 딱히 뭐라 평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 가격(2천원)에 이 크기에 이 맛이라면 괜찮습니다. 앞으로 한동안 스타벅스에서 간식 고를 때는 마카롱을 1순위에 올릴 겁니다. 무엇보다 주머니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거든요. 하하하.





덧붙임.
이 사진을 보고 있자니 조만간 새 카메라를 사야하나 싶은 생각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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