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남동에서 누군가를 만나기로 약속한 적이 있습니다. 기억을 떠올려보니 ..... 어.-ㅁ- 이거 구정전 같은걸요.; 그렇게 오래전 글을 이제야 올리다니 반성합니다. 흑흑흑.;


하여간 한남대교를 건너 남산터널로 들어가기 전 그 어드메라고 보시면 되는데 거기서 기다리자니 갈만한 곳이 마땅치 않더군요. 시간도 늦었거니와 날도 안 좋고, 더불어 그 주변에는 체인 커피점이 안 보입니다. 큰 길가에서는 못 찾았고 레드망고가 있긴 했지만 날이 추웠지요. 따끈한 커피가 마시고 싶어 헤매다가 발견한 곳이 카페 아르시오네입니다. 한남오거리에서 조금 더 올라간 리첸시아 건물 1층에 있습니다. 그 근처 길이 언덕배기로 올라가기 때문에 1층이라지만 반지하 느낌으로 아늑합니다.



 지도를 첨부하고 보니 독일빵집으로 유명한 악소와 같은 건물에 있군요.'ㅂ'


카페가 있길래 그냥 들어가 보았다는 느낌인데 막상 들어갔더니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이랍니다. 디저트로는 와플도 있군요. 메뉴판을 놓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케냐와 아이스크림 와플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커피는 마신지 하도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이런...;



와플은 금방 나오더군요. 만들어진 와플을 데우고, 거기에 아이스크림과 과일만 얹어 내면 되니 그런가봅니다. 반쯤 넋 놓고 책읽고 있자니 와플이 나옵니다. 오오. 근데 저 아이스크림. 녹차야.;ㅁ; 게다가 키위도 있어! 으어, 견과류도 뿌렸다! 하지만 같이 뿌린 과일 젤리는 좀 아닙니다. 이건 없는 것이 나았을텐데요.




하여간 메이플 시럽인지 캐러멜 시럽인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갈색 시럽도 뿌렸으니 맛있게 잘 먹습니다.
같이 먹는 것도 맛있지만 저는 아이스크림을 먼저 다 먹고 나서 와플을 먹고, 과일은 입가심으로 먹었지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벨기에 스타일의 와플입니다. 빵 반죽에 가깝게 반죽을 만들어서 구운거죠. iMa에서 예전에 먹었던 핫케이크 가루 버전의 와플도 좋아하지만 이런 빵 반죽 와플도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폴레옹에서 파는 와플도 발효 반죽을 써서 만든 와플 같던데 말입니다.-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커피. 우와. 이런 컵에 마셔보는 것은 굉장히 오랜만입니다. 생각해보니 정독도서관 앞에 있다가 없어진 커피집에서 마신 이후로는 처음이군요. 대개는 흰색의 도자기 컵에 나오는데 여기는 화려합니다. 나중에 바닥을 들여다보니 일본에서 만들었군요. 이 다음에 사이폰으로 내린 커피를 주문해서 한 잔 더 마셨는데 그쪽도 역시 잔이 화려합니다. 잔을 즐기는 재미도 있군요.



별 생각 없이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던 카페입니다. 한남동 쪽에 자주 갈일은 없지만 누군가를 기다릴 일이 생기면 또 찾아 갈 겁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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