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키르난은 너무도 간절히 케이크가 먹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케이크의 불모지에서 서식하다보니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파리바게트의 케이크. 이미 두 번 먹고 질렸기 때문에 가능한 파리바게트는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 홍대 포카치노의 케이크. 왜냐하면 스타벅스의 케이크는 가격 대 성능비에서 마이너스 무한대로 달려가는 탁월한 성능을 지녔거든요. 시킬 때마다 대부분 후회하게 만드는 것도 재능입니다. 후회하지 않는 경우는 피칸파이 정도지만 이것 역시 그럭저럭의 수준이고 차라리 파리바게트의 조각 호두파이를 두 개 사먹는 것이 낫겠다 싶을 때가 많더랍니다.



거두절미하고 그래서 포카치노의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티라미수를 먹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신맛이 나는 케이크는 지양하자 싶어 초콜릿 케이크를 시켰습니다. 가격이 비싸니 음료는 무리다 싶어 초콜릿 케이크와 포카치아를 시켰던 탄수화물충만한식단이었던 겝니다.



겉모습은 나쁘지 않아요. 그냥 초콜릿 스폰지가 들어간 초콜릿 무스케이크입니다.
그러나 먹어보면 그게 전부입니다. 겉모습이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먹다보면 '이제 그만'이라고 포크를 내려놓고 싶은 때가 옵니다. 나는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먹을 수 없지만 이 초콜릿 케이크라면 한 포크 더 먹을 수 있어라며 자기 최면을 걸게 되는 그런 맛은 아니었습니다. 상상하는 그대로의 맛인데 이게 역설적으로 맛의 부족함을 내보이는 겁니다. 게다가 가격이 4천원인가 4500원인가. 파리바게트의 초콜릿 조각 케이크와 비슷하니 그냥 그게 낫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스타벅스와 포카치노는 제과라인이 비슷하지 않나요? 그러니 맛을 기대하면 안되는 거였나..;
※ 스타벅스: 조선호텔 델리. 그러나 이마트에 들어가는 데이앤데이도 조선호텔 델리. 맛은 천양지차.
※ 포카치노: 신라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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