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천둥번개치는 소리를 좋아합니다.(...) 물론 집 밖에 있을 때야 무섭지만, 실내에 있을 때는 느긋하게 감상하면서 멋지구나라고 감탄하고 있지요. 그러나 어제는 조금 달랐습니다.
예기치않게 낮잠을 잤기 때문에 잠이 푹 들지 못한 것도 있지만 새벽 4시쯤인가, 반쯤 잠들어 있는 상태에서 하늘이 찢어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만 들은 것은 아니더군요. G가 그 소리에 일어나 돌아다녔거든요. 뭐, G는 바로 다시 들어가 잠들었지만, 창으로 들어오는 번쩍번쩍한 빛 때문에 잠드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을 겁니다. 제 방의 작은 창으로도 번개치는 빛이 환해서 눈을 감고 있는데도 방이 환해지는 것이 느껴졌으니 말입니다. 덕분에 잠을 설치더니 오늘 출근길에 내려야할 역을 지나쳐서 돌아오는 불상사가 발생했습니다. 그래도 평소보다 15분 늦은 정도로 그쳤지요. 평소 한 시간 일찍 출근하는 것이 이런 때는 다행입니다.

이전에 어느 교수님께 '부모님이 아직 가지 못한 여행지는 내가 먼저 가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야 부모님보다 훨씬 적은 곳을 돌아다녔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덜하지만, 부모님과 같이 여행가고 싶다고 찍어둔 그 어딘가는 먼저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더군요. 거기는 같이 여행가는 곳이라고 마음 속에서 정해두어 그런가봅니다. 대신 부모님도 그런 생각이 드시나봅니다. 애들을 집에 두고 둘이서 여행 가시는 것이 못내 걸리시는 것 같군요. 특히 어머니가 그러십니다. 저야 자식된 도리로 여행비용도 더 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뿐인걸요.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부모님이 부모님 돈으로 여행가셔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비용 낼 주머니가 이젠 없습니다.;;
오늘 어디가세요라고 물었을 때 몽마르뜨 언덕이라 대답하신 것, 지난번 여행 때 아버지의 염장문자와 더불어 두고두고 가슴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번주는 업무와 개인적인 일이 동시에 달려들고 있습니다. 부디 무사히 이번주를 넘길 수 있기를...-_-;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