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비가 내렸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사이, 비가 한 두 방울씩 떨어지더군요. 아니, 애초에 밖에 자리를 잡고 가방을 내려놓은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졌으니 일어날까 말까 망설이던 때는 비가 꽤 내리고 있었을겁니다. 글쓰기를 미뤄두면 이렇게 기억도 날듯말듯 한다니까요.

포카치노는 중정이 있는 구조라 입구에 가까운 자리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자니 꽤 재미있습니다. 문 앞에는 유리로 차양-아니, 비막이 창을 달았는데 거기에 빗방울 떨어지는 모양을 보고 있자니 신선하더군요. 수직으로 서 있는 창에 빗방울 스치는 것은 자주 보았지만 천창이나 그 비슷한 곳에 빗방울이 내리 꽂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니까요. 날도 어둑해지고 어두워지니 또 노란 불빛은 상대적으로 따뜻하게 느껴지고.

우아하게(?) 묘사하고는 있지만 사실 이날은 아주 귀여운 도깨비 두 마리가 정신을 산만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포카치노의 케이크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앞서 먹어본 것은 티라미수였지요. 하지만 티라미수도 그렇고 이 치즈타르트도 그렇고 제 입맛엔 맞지 않습니다. 크림치즈 특유의 신맛이 나는데 먹다보면 묘하게 입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킵니다. 진하기도 하지만 역시 디저트의 신맛은 저랑 잘 맞지 않아요. 디저트는 어디까지나 달거나 써야합니다. 쓴맛과 단맛의 조화가 잘 맞을 수록 제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더군요. 티라미수라든지 초콜릿 디저트라든지 말입니다.


워낙 자주 가다보니 쿠폰으로 따뜻한 음료 한 잔을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카페라떼를 마실 생각입니다. 날이 춥다보니 따뜻한 음료를 떠올리기만 해도 흐뭇하군요.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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