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케이크와 핫케이크는 다른 음식이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얼핏 읽었는데 그냥 팬케이크라 적고 태그에도 그리 넣겠습니다.-ㅂ-




G는 팬케이크를 싫어합니다. 그 이유는 제게 있습니다. 제가 팬케이크를 사랑해 마지 않은 나머지, G가 고등학교 다닐 때 주말 점심이나 주말 아침으로 팬케이크를 먹었거든요. 손이 크기 때문에 보통 한 번 부치기 시작하면 500g 믹스 한 봉지는 가뿐히 다 쓰고, 어떤 날에는 1kg 한 봉지를 모조리 다 써서 부친 다음 주말 내내 그것만 먹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저야 좋아하니까 상관없지만 그냥 저냥 먹었던 G에겐 상당히 고통스러운 기억이었나봅니다. 팬케이크 이야기를 꺼낼 때면 고등학교의 기억을 꺼내곤 하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부치면 일단 빼앗아 먹는 것은 눈 앞에 놓인 간식이기 때문일까요. 훗.




최근 팬케이크가 먹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지만 팬케이크 믹스를 사러 가는 것을 잊고 있어서 못 먹었습니다. 여름부터 먹고 싶다 생각했으니 한참 되었군요. 처음에는 반죽을 직접 만들까 했는데 그것도 게으름이 도지니 하기 싫은데다, 맛있는 팬케이크가 먹고 싶단 생각에 일단 뒤로 미뤘습니다.
팬케이크 믹스는 대략 세 군데 것을 써봤지만 오뚜기, 청정원, CJ 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것은 청정원입니다. CJ는 다들 아시는 그 이유 때문에 밀렸고, 오뚜기는 처음엔 자주 먹었지만 먹고 나면 입안이 텁텁해지는 것이 싫어서 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주말에 팬케이크를 부칠 때는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트에 청정원 제품이 없었고 고를 수 있는 것은 오뚜기와 CJ뿐이었으니까요. 양쪽이 같이 있으면 당연히 오뚜기를 고릅니다.




오랜만에 만들어 보았지만 실력은 녹슬지 않았습니다. 한 번의 실패도 없이 휙휙 잘 뒤집었지요. 물론 코팅팬이라 들러붙거나 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팬케이크에는 딸기잼과 복분자 시럽을 섞어 만든 새콤 달콤한 소스를 듬뿍 발라 먹었습니다. 거기에 밀크티 한 잔도 함께.

반죽을 떨어뜨렸을 때 가볍게 계단모양이이 생길 정도로 반죽을 하면 저렇게 나옵니다. 그보다 되직한 반죽으로 하면 두께가 7-8mm정도로 나오며 그보다 묽은 반죽으로 하면 약간은 풀빵 같은 느낌의 팬케이크가 됩니다.

하지만 역시 오뚜기.ㅠ_ㅠ 이번에도 먹고 나니 입안이 텁텁합니다. 다음에는 그냥 집에서 반죽을 만들어야 하나봅니다. 맛있는 것을 위한 여정은 언제나 험하군요. 나이젤라처럼 팬케이크 믹스를 집에서 만들어서 두고두고 먹을까 싶기도 한데 요즘엔 자주 만들어 먹진 않으니까요. 팬케이크보다는 비스코티가 좋습니다.

추석 때 한 번쯤은 만들어 먹을까 싶기도 하군요.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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