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는 생협 모임에서 한 번 가보면 좋겠다 생각한 다방입니다. 말은 다방이지만 식사가 가능한 찻집의 느낌이라, 옛날 다방처럼 달걀 하나가 들어간 모닝커피가 나오거나 하진 않습니다.^^;

위치는 삼청동. 어, 하지만 왠지 이런 곳은 다른 분들에게 알려주기가 망설여집니다. 나만 고이 알고 가고 싶은 마음이 있으나 그럴거면 공개인 블로그에 올리면 안되는 것이겠지요. 그러니 장소 공개.-ㅁ-; 하지만 이 지역은 지도가 정확히 나와 있진 않기 때문에 대강 이쯤에 있다고 생각하고 가시면 됩니다.



삼청동 가장 위쪽. 삼청공원과 터널로 길이 갈리는 삼거리에서 아주 가깝습니다. 명함에 나온 위치로는 바0101을 표지로 해두었던데, 그냥 삼청동 끝쪽의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들어간뒤, 왼쪽 첫 번째 골목 안쪽을 보시면 됩니다.
이름이 써진 간판은 없고 볼펜으로 마구 낙서한 것 같은 모양의 붉은 색 꽃이 그려진 간판이 달려 있습니다. 반지하이기 때문에 그걸 감안하시면 좋고요.

삼청동 아래쪽부터 걸어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옛날에 삼청동을 다니신 분이라면 애들 말로 '짜게 식'을 것이라서요. 굉장히 실망하실겁니다. 작년인가 던킨도너츠가 한창 공사하고 있을 때쯤 해서 삼청동에 다녀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보다 훨씬 상태가 심각합니다. 그부분은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시는 것이 낫습니다. 이번에 다녀오고는 그 쪽 골목은 발 들이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쪽 골목으로 들어오지 않고 사루비아 다방에 갈 수 있는 길은 별로 없지만 말입니다. 빙글 돌아서 가야할테니까요.

원래는 약속장소가 안국동이었습니다. 종로경찰서 맞은편 투썸플레이스에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걸어가기엔 멀고, 다른 차편도 적당히 없어서 그냥 택시를 잡아 탔습니다. 토요일이었음에도 밀리지 않아서 생각보다 빨리 갈 수 있었지요. 2400원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넷이서 같이 났으니 이거면 버스비보다 쌌네요.-ㅁ-

메뉴 종류가 상당히 많습니다. 식사류가 10가지 정도, 차도 다양하게 있고 커피는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 한 메뉴들입니다. 그리고 디저트는 티라미수, 소르베, 아이스크림, 팥빙수, 녹차빙수 등이 있군요. 와인도 다양하게 갖췄습니다. 안쪽에 있는 공간에 모여 자리를 잡았는데 아늑하니 괜찮더랍니다. 이날 모인 사람이 총 7명. 먼저 넷이 오고 셋은 차례로 왔습니다. 그렇다보니 음식도 시간차로 주문하게 되었지요.
식사메뉴에는 오늘의 차가 함께 나오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아이스로 나왔습니다. 가격은 7천원부터 시작해 1만원 중반까지 있습니다. 단, 10%가 가산되니 그건 감안하셔야 하고요. 저는 차슈덮밥을 먹었는데 이게 9천원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10% 가산하면 9900원이군요.



B가 시킨 카레. 메뉴판에는 들어간 재료들도 나와 있던데 위에 올려진 순이 뭔지는 잊었습니다. 무순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확실하진 않네요. 거기에 당근과 감자, 새우가 듬뿍 들어간 동남아시아쪽 카레입니다. 보기엔 그리 매울 것 같지 않은데 먹어보면 목구멍이 칼칼해지는게 은근히 맵습니다. 당연히 고춧가루의 매운맛과는 다르죠.
그린카레..였다고 기억합니다.



S가 시킨 것. 이쪽은 밥상이 휑해보이지만,



생선구이 정식이라 구운 생선이 따로 나와 그렇습니다. 옆의 샐러드 드레싱은 새콤달콤하니 과일이 들어간 것 같군요. 요거트도 들어갔으려나. 생선은 하얀 생선인데 삼치가 아닐까 합니다.



K는 낫토와 버섯 덮밥을 시켰는데 잘못 선택했다고 후회했지요. 끈적하고 미끈미끈한 낫토에 역시 미끈미끈한 버섯을 같이 먹다보니 밥알이 제대로 안 씹히고 미끈거린다고 하던가요. 그래도 낫토가 들어간 메뉴이니 G는 좋아하지 않을까 합니다. 멀리서 찍다보니 보이는 것은 채소뿐이군요.



제가 시킨 차슈덮밥. 뒤에 보이는 것이 아이스 녹차입니다. 일반 녹차보다는 맛이 진하다 생각했는데 일본차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같이 나오는 국은 작게 깍둑썰기한 두부와 미역이 아래 가라앉아 있습니다. 미소시루 맛이네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위에 올린 잎채소는 뭔지 모르겠지만 그 아래는 파채가 가득 올려져 있습니다. 썰어서 찬물에 담근 것 같더군요.



그리고 절인 채소입니다. 당근과 무와 고추. 고추는 할라피뇨 같습니다. 아삭하고 매콤하긴 한데 확 맵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입맛이니 매울 수도 있습니다. 저야 파스타집에서 잘 나오는 고추피클도 잘 먹으니까요.-ㅠ- 덮밥을 먹다보니 음식 자체의 간도 꽤 있지만, 소스가 달달한 편이라 중간중간 채소절임을 먹었답니다. 아마 이날 나트륨 섭취는 평소의 몇 배 수준이었을겁니다.;

식사가 끝나면 다음은 디저트. 번갈아 가며 차례로 시켰습니다.



얼그레이 소르베. 아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소르베 답게 깔끔한 맛에 얼그레이 향도 확 납니다. 사루비아 다방에서 취급하는 차는 자체 브랜드인 것 같은데 향이 꽤 강하더군요.



아이스크림과 소르베를 동시에 시켰기에 어느 쪽이 아이스크림이고 어느 쪽이 소르베냐고 헷갈렸는데 먹어보니 바로 알겠더군요. 단맛은 소르베쪽이 더 강하게 느껴졌지만 유지방이 없으니 입이 깔끔합니다.



이쪽이 아이스크림. 녹차 아이스크림인데 맛이 진합니다. 오오오~. 이정도로 녹차맛이 강하게 나려면 도대체 말차가루를 얼마나 섞은거냐 싶더군요. 이쪽도 아래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깔려 있습니다.



팥빙수와 녹차빙수(둘다 13000원)가 있길래 저는 팥빙수를 시켰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아이스크림이 올라온 빙수가 나오는군요. 지금보니 그릇들도 모두 세트입니다.+ㅅ+



팥은 달지 않은게 역시 만들어 쓰는 것 같고, 저기의 저 녹색으로 보이는 것은 떡입니다. 말랑말랑하길래 신기해하면서 뭔가 싶어 입에 넣었더니 그냥 찹쌀떡이 아니라 속에 팥앙금이 들어간 떡이네요. 신기합니다.

근데 팥빙수의 얼음이 취향이 아니었더랍니다. 팥도 좋긴 한데, 전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것보다는 팥 듬뿍 떡 듬뿍 쪽이 좋아요. 게다가 얼음이 조금 굵게 갈렸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역시 아직까지 팥빙수의 최고봉은 3년전인가 먹었던 아름다운 차박물관의 녹차빙수입니다. 가격이 올라서 최근에는 안 가고 있지만 시간 나면 생각해봐야겠네요.


녹차빙수도 나중에 시켜먹었는데 그쪽은 말차를 팥빙수에 부은 형태입니다. 그래서 잘 섞어먹는 거죠.-ㅠ- 그쪽도 팥과 녹차가 잘 어울려 괜찮았습니다.


디저트보다는 메뉴가 더 생각나는 카페입니다. 차도 괜찮았으니 다음엔 차도 시켜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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