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였는지 그 몇 주 전인지, 가끔 아침 밥상에 삶은 달걀이 나왔습니다. 간식 겸 단백질 보충 겸 해서 먹는 것인데 보글보글 끓고 나서 8분이면 노른자가 살짝 덜 익은 반숙 달걀이 나옵니다. 몇 번 그리해서 먹다보니 문득 우아한 아침 밥상을 차리고 싶어지더군요. 그리하여 어느 날 아침, 이렇게 아침 식사를 차려보았습니다.


코스트코제 모닝롤은 냉동실에 들어 있던 것을 꺼내 전자렌지에 살짝 돌렸습니다. 그리고 삶은 달걀도 때 맞춰 준비했고요.


달걀은 윗부분만 살짝 껍질을 벗깁니다.



우후후후.
끓고 나서 정확히 5분을 삶으면 저렇게 됩니다. 노른자는 살짝 데워지기만 했을뿐 거의 익지 않았습니다. 물론 흰자도 많이 익지 않은 상태라지요.



모닝롤을 찢어 노른자를 찍어 먹습니다. 이렇게 먹다가 먹기 불편하다 싶으면 다시 달걀 껍질을 조금 더 벗기고 주변 흰자는 찻숟가락으로 떠 먹습니다.



그럼 또 이렇게 넓어집니다. 먹기 훨씬 편하지요. 따끈하게 데워진 노른자는 짭짤한 맛도 돌아서 빵 찍어먹기에 딱 좋습니다. 그러다 먹기 불편하면 찻숟가락으로 퍼먹기도 하고요.



거기에 식후 간식으로는 듀시스님이 주신 파인애플 케이크. 아예 커피까지 따로 내려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맨 윗 사진을 보고 눈치채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달걀을 담은 컵은 에스프레소 잔입니다. 스타벅스에서 지난 겨울에 낸 크리스마스 버전 에스프레소 잔이지요. 한참을 고민하다가 구입했는데(5천원)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실 일이 없다보니 그대로 서랍장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달걀을 삶아 먹을 생각을 하니 이게 제일 먼저 떠오르더군요. 달걀이 작은편이라 컵에 쏙 들어갔지만 큰 달걀이라면 위에 얹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집에 에스프레소 잔이 있으면 달걀컵 대용으로 쓰시라 하고 싶지만 달걀 비린내가 밸 가능성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그럴 때는 베이킹 소다를 써서 씻거나 레몬즙으로 씻으면 없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시험해보질 않아서 확신은 못합니다.
저렇게 쓰고 있자니 안캅 호박꽃이나 엉겅퀴잔에 담으면 더 예쁘겠다는 망상도..-ㅁ-;


하하하.
아침 맛있게 잘 먹은 뒤인데도 왜 쓰는 제가 허기가 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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