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어제 올렸어야 했는데-다음 글로 예고를 했더랬지요-ㅁ--며칠 묵힌 글이 하나 발견되어 그것부터 먼저 올리느라 하루 늦었습니다.


be sweet on에서 아이스 밀크티를 한 잔 마시고 났더니 집에서도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그 누군가가, 얼린 우유을 넣은 쪽이 진하고 더 좋다 하여 그것까지 한 번에 도전해보겠다고 욕심을 냈지요. 욕심이 과욕을 낳은 것은 아니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발목을 잡히는 바람에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습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잠깐이면 되니까 먼저 얼린 우유를 준비합니다. 그냥 얼리면 재미없으니까 실리콘 틀을 챙깁니다. ... 솔직히 말하면 그냥 얼리면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일반 플라스틱 틀에 얼리면 설거지가 번거로워 그랬습니다. 게다가 실리콘틀은 저만 쓰니까요. 여기에 양갱도 굳히고 우유 우무도 넣어 만들어 먹고 하는 다용도 틀입니다. 실리콘 틀에 우유는 가득 채우지 않고 90%만 채웁니다. 얼면 부피가 늘어나니까요.

우유를 냉동실에 넣었으면 이젠 차이를 만듭니다. 제가 쓰는 차는 트와이닝 얼그레이. 그냥 평소 만들던 대로 휘적휘적 만들지만 이번엔 평소보다 우유양을 줄입니다. 우유 얼음이 들어가서 녹을테니 진하게 만드는 거죠. 만들고 나서는 원래 투명 유리컵에 담으려 했으나 적당한 컵이 보이지 않아 이번에도 부엉이컵에 담았습니다. 그리고는 그 상태에서 냉동실로 직행. 항상 비어있는 칸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는 보냉제가 들어가 있어서 이런 뜨거운 음료를 넣어도 별 부담이 없습니다. 옆의 다른 음식에 영향을 주진 않겠지요. 한 40분 정도 내버려 두고 침대에서 한숨 잡니다. 그리고 일어나 냉동실을 열어보니 우유가 잘 얼었습니다.



우유를 따르다가 실수한 곳이 티가 나네요. 하하하.;



준비 완료!



차이는 그 사이에 벌써 얼어서 몽글몽글한 아이스 차이가 되었습니다. 그럼 뭐, 더 시원하게 마실 수 있으니 좋습니다.



실리콘틀이라 우유 얼음 빼는 것은 쉽군요. 불가사리에 생선에 요트까지.



이제 얼린 우유를 넣습니다.



조가비가 보이는군요. 후후훗. 차이가 차갑다고는 해도 얼린 우유들이 녹긴 녹습니다.



차이가 생각보다 진하진 않지만 이정도면 색은 괜찮아 보입니다. 가볍게 컵을 흔들어 준다음 홀짝 마셔봅니다.




욱..


미처 생각을 못했는데 아이스 차이를 만들 때 쓴 우유는 아인슈타인 우유입니다. 집에 있는 우유가 그것 밖에 없었고요. 제가 평소에 마시는 우유는 저지방 우유입니다. 그런 고로 입맛은 저지방 우유에 맞춰져 있습니다. 차이를 만들어 마실 때도 당연히 저지방 우유로 만들어 마시지요. 그러다보니 일반우유로 만들어 마시는 차이는 지나치게 제 입맛에 진합니다. 게다가 저지방 우유로 차이를 만들어 마실 때도 짭짤하다 느꼈는데 일반 우유에서는 그 짠맛이 확 느껴집니다. 입맛의 문제인거예요. 아니, 그렇다고 제 입맛이 특별히 괴이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저지방 우유를 마시다가 일반 우유를 마시니 적응이 안되는거죠. ... 뭐, 레시피 어디에도 설탕이 들어간다고 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상하긴 합니다만 그건 원래 식성이 그렇습니다. 차라리 달았더라면 마시기 쉬웠을지도 모르는데 설탕이 하나도 안 들어가니 기대할 수 없는 맛입니다. 꿀은 또 어울리지 않고요. 게다가 양이 많았습니다.

먹을 것을 버리는 것은 천벌받을 짓이라 생각하지만 천벌을 받겠습니다.(..) 그리하여 절반 가량만 마시고는 포기했더라는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카페에서 나오는 아이스 밀크티는 로열 밀크티를 기본으로 해서 만들테니 아이스 차이하고는 거리가 있습니다. 어쨌건 제 입맛에 맞는 아이스 차이를 만들려면 다음엔 저지방 우유를 써서 해봐야겠습니다. 어차피 우유거품기도 있고 하니 본격적으로 달려볼까요.
다음에는 다른 실리콘 얼음틀을 써서 만들겠습니다. 그건 진짜 투명 유리컵이 필요하니 G의 벤티 텀블러를 빌려야겠네요. 어제 만든 아이스 밀크티도 그럭저럭 괜찮았으니 다음엔 로열 밀크티를 베이스로 만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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