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의 선물입니다. 그러니까....

얼마전 G는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물 밖은 물 밖이되 여권을 들고나가는 곳은 아니었지요. 즉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제주도에 면세점이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으니, 뭔가 부탁할까 싶어 돌아오는 날 면세점에서 전화를 하라 시켰습니다.

G: 면세점임. 근데 뭐? 지난번에 이야기 했던 것처럼 고디바?
K: 응. 있으면 좋지. 고디바 홍차, 얼그레이 말고 오렌지 블로섬 있으면 그거랑 아무 것도 들어가지 않은 초콜릿 있으면 좀. 어, 가격부터 불러봐.

그리하여 줄줄 가격을 읊었는데 한화로 계산하니 상상 초월이더랍니다. 쿠키류는 제외하고-고디바 상품 중에서는 초콜릿 발린 쿠키가 제일 쌀겁니다. 이게 아마 10달러 가량?- 순수 초콜릿 중에서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것은 기본 4만원을 훌쩍 뛰어 넘습니다. 으아. 커피는 있는 모양인데 이전에 고디바의 프랄린 커피를 마셨다가 베트남 커피 처음 마셨을 때 못지 않은 휘청거림을 느꼈던 지라 커피는 넘어갑니다. 대상은 오직 초콜릿. 낱개포장으로 해서 파는 것은 싼 것도 있는 모양인데 그건 개당 가격이 더 비쌉니다. 손 댈 생각이 없었지요. 게다가 순수 초콜릿을 더 좋아하다보니 속에 뭐가 들어간 것은 내키지 않았지요. 물론 누가 준다면 아주 맛있게 음미하며 먹겠지만 제 돈 주고 먹고 싶은 것은 초콜릿만 들어간 것이 좋습니다. 가나슈나 넛 종류까지는 허용이지만 세트로 파는 고디바는 화이트 초콜릿도 많고 속에 무스가 들어간 것도 많아서 제 취향은 아닙니다.

하여간 이모저모 가격 불러 주는 것 중에서 귀가 가장 솔깃했던 것은 고디바 초코바였습니다. 6개 세트에 35000원이 조금 안됩니다. 34**0원정도. 살까 말까 고민을 했으나 결국 두 손을 들고 안 살래라고 선포했습니다. 환율이 이리 높으니 좋아하는 고디바도 마음 놓고 살 수 없군요. 언젠가 고다이바 백작부인의 나체가 그려진 케이스에 담겨 있던 고디바 초콜릿을 구입했던 때가 떠오릅니다. 기억에 의하면 그거 한 통에 3만원이었던가요. 아하하. 지금은 나오지도 않을뿐 더러 가격도 높을 겁니다.

그러나.
그 직후 G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여행선물로 샀음'

;ㅁ;b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도 있는 법. 하기야 항상 여행 갈 때는 G에게 이것 저것 사다주기는 했지요. 그러고 보니 언젠가 F&M 니혼바시 점에서 이것저것 챙길 때 G에게 선물로 사다주었던 것은 후르츠 파운드 케이크. 후후후. 술 향이 너무 나서 못 먹겠다 해서 내용물은 제가 접수하고 캔은 G에게 넘겼더랍니다.(캔 구경은 http://esendial.tistory.com/1193)

그런 고로 다음 여행 때도 잘 챙겨줘야겠네요. 후후후후. 초코바는 그냥 먹기 너무도 아까워 고이 보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고디바의 오렌지 블로섬 몇 년 묵은 것을 꺼내 맛있게 우려서 티타임을 가져야지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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