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리쿠 책 4권을 지난 주에 구입해 어제 다 읽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온다 리쿠는 책 샀던 것도 다 처분했으면서 다시 하나 둘 모으게 되는군요. 이번에 구입한 것은 <나비>, <1001초 살인사건>, <어제의 세계>, <한낮의 달을 쫓다>입니다. 이번 책은 그럭저럭 수비범위 안입니다. 다만 나비는 퇴출 가능성이 높군요. 나비와 1001초는 단편집인데 1001초는 첫 작품이 리세 시리즈의 뒷 이야기인데다 주인공이 제가 꽤나 좋아하는 누구라서 처분하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나비나 1001초나 맥은 같습니다. 도서실의 바다와는 느낌이 전혀 다른 단편들입니다. 특히 나비는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를 바로 떠올렸습니다. 그런 느낌의 괴기한 SF 판타지 소설들입니다. 제 취향하고는 안 맞지요. 1001초의 다른 단편들은 그냥 무난한 수준입니다. 1001초보다는 조금 입맛에 맞았고요.

한낮의 달을 쫓다는 시작부분에서 편견 비슷한 것이 생기는 바람에 100% 몰입은 하지 못했습니다. 재미있게 보았지만 그 편견이 워낙 강력해서 말입니다. 편견이라기보다는 잔상이라고 해도 될지 모릅니다. 온다 리쿠는 여행하기라든지 어딘가를 둘러보는 소설을 좋아해서인지, 클레오파트라의 꿈에서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특정 지역을 무대로 해서 아예 여행을 소재로 잡아 소설을 썼습니다. 예. 보고 있으면 짐 싸들고 여행가고 싶어집니다. 아마 키릴님이 보시면 상당히 타격이 클거란 생각이 드는 그 지역입니다. 그 공간적 배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잔상이 생겼지요. 바로 얼마 전에 G가 사슴남자를 보고 있었단 말입니다. 그 때문에 타마키 히로시에 대한 이상한 이미지에, 그 지역에 대한 묘한 이미지가 남은 터라 이 소설을 보면서도 머릿 속에서는 근엄한 사슴님이 둥둥 떠다녔습니다.
엔딩은 온다 리쿠라기 보다는 미미여사의 화차와 닮았습니다. 아마 이것도 내용폭로에 해당될지 모르지만 어쨌건 엎고 또 엎고 또 엎어서 사람 머리를 마구 두들기는 수법은 여전합니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습니다. 첫비행님이나 아이쭈님, 티이타님은 좋아하실 책이라 생각합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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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세계는 어땠는가. 어, 구형의 계절과 닮았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깔끔하게 잘 떨어집니다. 책 네 권 중에서는 이게 가장 입맛에 맞았습니다. 역으로 말하면 온다 리쿠 특유의 분위기는 덜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여행하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데요, 가장 독특한 것은 서술 방식입니다. 2인칭으로 소설을 서술하는 것은 처음 봤습니다. 소설 구조도 꽤 독특하고요. 하기야 온다씨는 가끔 보면 온갖 소설 형식을 실험하는가 싶기도 하잖아요.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도 그랬고요. 맨 마지막 부분은 사람에 따라서는 사족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냥 납득했습니다. 아마 이 소설을 마음에 들어한 것은 그 설정과 비밀의 풀이 때문일 겁니다. 살인 사건 해결 말고 마을의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1001초의 첫 번째 단편에서도 뭔가를 발견했더랬지요. 습지에 있는 그 사립학교에 대한 묘사에서 선주민들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어디서 많이 본 표현인데라고 생각했더니 네크로폴리스였군요. 그러고 보니 그것도 산다 산다 생각만 하고 아직 못샀습니다. 서가가 빌 때까지, 아니면 새로 서가를 들일 때까지는 참아야죠.


그리고 어제, 홍대에 간 김에 총판에 들러 책을 봤습니다. 3월의 라이온이 나왔더군요. 허니클로 작가인 우미노 치카의 신작입니다. 원작 표지를 보고는 어두침침하게 생긴 애다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도 굉장히 어두침침합니다. G가 먼저 보고는 내용이 무겁다고 했는데, 내용 자체보다는 주인공의 성장 배경이 굉장히 무겁게 이야기를 짓누릅니다.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성장만화에 가까울 것 같은데, 만약 이게 연애로 흘러버리면(삼각 이상으로-_-) 굉장히 열 받을 겁니다. 지금의 분위기를 잘 이어줬으면 합니다.

보고 기겁했던 책 중에는 사이토 치호의 신작도 있었습니다. 신작이 나왔다는데 깜짝 놀라고 그 주제가 피겨라는데 또 놀랐습니다. 으허허. 하지만 왠지 손이 안가는걸요.; 그냥 머스킷티어 루주나 한 권 더 사올걸 그랬나 싶습니다.

인류는 쇠퇴했습니다. 이것도 읽을 거리가 마땅치 않아 2권을 집어 들었는데-1권은 예전에 샀음;-이게 의외로 골때리네요. 1권에서는 가볍게 나가던 분위기가 2권에서는 굉장히 복잡한 설정으로 전개됩니다. 이야기가 무거워졌다거나 암울해졌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용된 소재가 어렵습니다. 읽으면서 머리가 팽글팽글 돌지만 그게 또 매력이라는게 웃기죠. 아하하. 그래서 3권을 또 사들고 왔다는 이야깁니다.



날림 작성한 책글은 이걸로 끝! 낮에 보고서 얼추 끝냈다고 신났습니다. 그 기세를 몰아 마비질을 조금 하고 다시 보고서 손 봐야지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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