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름신이 제 주변에 왔다갔다 하고 계십니다. 그 주된 지름은 먹을 것과 커피고요. 2주 전쯤 커피를 한 봉지(270g) 구입했는데 벌써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하루에 두 번씩 꼬박꼬박 내려마시다보니 커피 소비가 굉장히 빠르네요. 그런 점에서는 홍차가 더 쌉니다. 누누히 말하지만 트와이닝 얼그레이 200g 틴이 680엔, 현재 환율로 14배 한다면 9520원. 1만원도 안됩니다. 커피는 270g에 2만원이니 비교가 안되죠. 게다가 커피는 한 번 마실 때 10-20g 사이를 왔다갔다 하지만 홍차는 한 번에 5g 내외. 몇 번 마실 수 있는지 대략적으로 비교해도 홍차가 훨씬 쌉니다.
하지만 사람의 입맛이 싼 것에 맞춰진 것은 아니죠. 그저 입에 땡기는 것이 있으면 마실뿐. 요즘엔 커피에 인이 박혀서 홀랑홀랑 잘 마시고 있습니다. 커피 마시는 것이 홍차 마시는 것보다 훨씬 간편해서 그런것도 있어요. 차 찌꺼기 버려면 직접 개수대에 가서 설거지를 해야하니 말입니다.

하여간 커피를 열심히 마시려다 보니 필터가 부족합니다. 남대문에 갈 일이 있어 들렀다가 인터넷 주문보다 가격이 비싼 것을 확인하고 발길을 돌립니다. 그리고는 카페 뮤제오에 들러 카트에 필터를 담습니다. 한데 3만원 이상이어야 무료배송이라니까 맞춰 채워야지요. 물론 갓 볶은 커피를 200g 주문하고 무통장 입금하면 무료배송이지만 무기력증은 그런 번거로운 작업을 거부합니다. 그러니 3만원을 넘겨야지요.

주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도착한 상품들입니다. 이번 구입의 제1목적은 일할 때 내려마시기 위해 1-2인용 칼리타를 구입하는 것, 다른 하나는 필터 구입이었습니다. 그랬는데 가격 비율상 이건 주객 전도가 됩니다.



이것 때문이지요. 환경을 생각한다는 종이컵 대용 컵 세트입니다. 물론 예전에 올렸던 것처럼 저는 종이컵 대용 도자기 컵을 따로 가지고 있습니다. 양컵이라 부르는 것 말입니다. 그런데도 이 그림과 소개글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격하게 동해서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가격은 양컵보다 이쪽이 비쌉니다. 개당 5800원.
사진에 보이는 것은 6개를 5개 값에 주는 '북극친구들 세트'입니다.

보고 있자니 포장이 꽤 재미있더라고요. 낱개포장이지만 각각의 포장을 끼워 맞춰 이을 수 있습니다. 확장이 가능한 포장재더라고요.


포장 끝부분에 저렇게 칼집을 냈는데 저걸 다른 포장쪽으로 접어 올리면 바로 연결이 됩니다. 연결 상태는 전체 사진을 보시면 대강 아실겁니다.



포장 옆면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것도 여러 개를 연결할 때 옆면을 고정시키는 부분이고요. 그럼 위에 보이는 탭은 무엇이냐?



위에서 보니 당겨달랍니다.
(Bake Drawing은 컵 제조 업체입니다. 이건 Made in China가 아니라 Made in Korea입니다. 그래서 가격이 비싼 편이더라도 살만합니다. 최근에 중국제 도자기 관련해서 무슨 기사가 뜬 모양이던데?)



당기면 포장을 고장하는 탭이 빠지고 저렇게 포장이 분리됩니다. 간단한 구조지만 마분지를 적게 쓰면서 컵을 잘 고정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군요. 컵은 포장 끝부분으로 고정을 시키고 전체를 한 번 둘러 감싼 다음 끼워 넣는 장치를 통해서 완료하는 겁니다.


그럼 '북극 친구들' 세트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요.


아직 모르는 곰이, 부끄럼 곰이.



흔들렸지만 식별은 가능합니다. 웃는 북극 여우씨, 옆에서 갈매기씨.



땡깡 혹등 고래씨, 잠만 누운 바다 표범이.
이렇게 총 여섯입니다. 그럼 북극 친구들 외엔? 남극 멤버인 펭귄이 있습니다. 펭귄은 컵이 3종류 나와 있는데 나머지는 다 북극 친구들이고 펭귄만 남극 출신이라 그쪽 세트는 따로 없습니다. 혹시 다음에는 크릴 새우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싶지만 그것도 북극권인가요? 새우의 포식자인 고래가 북극세트에 들어 있으니 미묘합니다.



땡깡부리는 고래를 스타벅스 컵 옆에 놓아 보았습니다. 크기는 저정도입니다. 일반적인 종이컵 용량과 같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 믹스커피를 저기에 타 마시면 종이컵 사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설거지도 특별히 할 필요 없이 가볍게 컵을 물로 헹구고 컵 입구만 문질러 닦아주면 됩니다. 저는 그것도 귀찮을 땐 그냥 헹군 물을 마시고 놔둡니다. 저 혼자만 쓰는 컵이니 가능한거죠.^-^;



뒤집어 보면 컵 사용에 대한 안내가 있지요. 그리고 흐릿하게 찍혀 잘 보이진 않지만 맨 아래에 따로 적힌 것은 Made in Korea입니다.


카페 뮤제오의 박스에는 사은품이 하나 들어 있었습니다.


시음 커피입니다. 인도네시아 만델린. 제가 카페 뮤제오의 커피를 잘 사지 않는 이유는 배전정도를 결정할 수 없어서인데요, 그래도 맛은 무난합니다. 만델린도 이틀만에 홀랑 다 마셨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기왕이면 만델린 말고 다른 커피가 왔더라면 더 좋았을텐데란 생각을 했습니다. 욕심이란건 알지만 만델린은 자주 마셔봤거든요. 다른 커피가 궁금해서 그랬답니다. 거기에....


그 직전에 구입한 빈스 서울의 커피입니다. 이게 270g이지요. 위에 붙어 있는 것이 명함인데 저 전각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뽁가주는 BEANS SEOUL 가배'. 저도 저런 인상적인 디자인의 로고를 만드는 것이 꿈인데 말입니다. 저런 종류의 '자기 상징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카페 알파(요코하마 매물기행)의 할머니가 가지고 있는 목걸이입니다. 언젠가는 꼭 만들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하하;




4월 11일에 볶은 콩입니다. 주문하면 바로 그자리에서 생두를 볶아주지요. 저는 강배전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강배전으로 마시면 맛있는 커피를 추천받아 구입합니다. 가장 많이 마시는 것이 케냐AA와 만델린인데 다음엔 다른 콩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토라자도 한 번 마셔봤으니 이번엔 탄자니아로 해봐야지요.
지금은 한 50g하고 조금 더 남은 것 같은데, 이번주에 탄자니아를 추가로 더 사오거나 아니면 딘스빈스에서 커피를 구입하려고 합니다. 어디까지나 계획이라 돈이 없다고 그냥 얼그레이만 계속 마실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


딘스빈스의 커피 구입에 대해 조금 더 적어보지요. 그렇지 않아도 엑셀 작업을 했습니다. 표로 만들어두면 한 눈에 볼 수 있으니까요. 볶은 원두는 1파운드(약 453g) 당 7.25달러입니다. 같은 커피를 5파운드 사면 가격이 조금 할인됩니다. 5파운드에 36.25달러인데 30.25달러에 파니까요. 문제는 송료입니다. 가장 싼 것으로 해도 커피값보다 배송비가 더 비싸거든요. 1파운드만 구입할 때 30.25달러를 뭅니다. 그리고 1파운드 추가시마다 4.25달러가 더 붙습니다.
첫 1파운드만 구입할 때는 커피 7.25달러, 배송비 30.25달러이지만 2파운드를 구입하면 커피값은 7.25달러, 배송비는 4.25달러가 추가됩니다. 그러니 총 11.5달러씩 추가가..-ㅁ-
바꿔 말하면 많이 살 수록 1파운드당 배송비가 줄어드는 것인데 차와는 달리 커피는 배전 후 한 달 이내 소비를 해야합니다. 차는 이보다 유통/상미기한이 깁니다. 그러니 고민하는 거죠. 게다가 1파운드면 저 혼자 마신다 칠 때 다 마시는데 두 달 걸립니다. 2파운드면 네 달. 헉!

그리하여 오늘도 저는 딘스빈스의 커피 주문을 놓고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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