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일본여행 다녀온 다음 사용후기를 올린다고 하고 잊고 있었던 물건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가 넘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넘어가고, 제목에도 적었지만 일본 스타벅스에서 나온 커피 서버입니다. 핸드드립-손흘림용으로 쓰고 있는 포트지요. 쓰고 있는이라고 적었지만 실제 쓰기 시작한 것은 얼마 안됩니다. 지난 주말부터 쓰기 시작했으니까요. 그 전에는 왜 쓰지 않았냐면, 저런 것이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베란다에 내다 놓고 방치하고 있었거든요. 최근 커피 드립은 제나글래스의 유리포트에다 하고 있기도 했고요.

어쨌건 평소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서버가 어느 날 갑자기 눈 안에 뛰어 들어왔습니다.(어디서 많이 본..?)
그러면 사용해야지요.


커피를 내리고 간식은 찐빵을 준비합니다. 내린 커피는 Peet's라고, 스타벅스의 모델이 되었다는 미국의 중저가 브랜드랍니다. 우연한 기회에 저 커피가 해외 배송도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된 마스터님이 잽싸게 생협에서 자원자를 모아 주문을 했습니다. 배송비를 감안해도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커피가 싸군요. 제가 받은 것은 마스터님과 합심해서 주문을 넣은 듀시스님이, 생협 모임에 풀어 놓은 애니버서리 브랜드입니다. 강배전으로 상당히 고소한 향이 나더군요. 강배전 특유의 기름향. 가끔은 참기름향이라고 농담삼아 부르지만 실제 맡아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서버=포트의 근접 촬영 시도. 하지만 그 예쁜 라인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오른손으로 잡았을 때의 앞쪽에는 스타벅스 이니셜이, 뒤쪽에는 용량이 나와 있습니다. 나중에 한 번 더 사진을 찍어 올리지요.

커피는 굉장히 둥글둥글한 맛입니다. 드립하면 보글보글 잔 거품이 올라오고 향도 좋습니다. 감칠향이라고 해야하나요. 코끝을 확 잡아챕니다. 드립해서 한 모금 마셔보고는 마시기 굉장히 쉬운 커피라고 느꼈습니다. 아무나 마셔도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커피더군요. 입에 들어가면 둥글한 향이 입안을 감싸고 휙 사라집니다. 무난하고 둥글둥글한 맛이라는 것은 신맛이나 쓴맛, 스모키 향 같은 독특한 향이 거의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되지요. 그런 맛들도 둥글게 뭉쳐 있는 느낌입니다. Peet's의 애니버서리가 이렇다는 것은 이 커피 회사의 이념이랄까, 운영 방향도 그렇다는 것일까요? 이야기가 엉뚱하게 흐르고 있지만 지금까지 마셨던 블랜드 커피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커피입니다. 나머지 블랜드 커피들에 대한 기억은 아예 없으니...


내일은 오래간만에 대흥역으로 원두 사러갑니다. 이번에 사올 원두는 또 어떤 맛일지 기대됩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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