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만드는 수프에는 무조건 콩을 넣습니다.
음, 수프라고 적긴 했는데 따지고 보면 국이나 찌개 비슷한 것 같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간이 거의 안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패스. 국과는 비슷할지 모르지만 국물이 거의 없으니 말입니다.'ㅂ' .... 그렇게 따지면 채소 수프 수준도 아닌건데?;

하여간 그렇게 만든 채소 수프는 타파통에 넣고 냉장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습니다. 집에서 먹을 때는 데워먹지만 도시락으로 들고 나가면 그냥 차가운대로 먹습니다. 날이 점점 따뜻해져서 그냥 차갑게 먹어도 그럭저럭 먹을만 합니다. 원래 전열기기는 쓸 수 없지만 이번에 열판을 하나 구입할까 고민하고 있지요.-ㅂ-;

2월에 만든 수프에는 흰콩이 들어갔지만 그 콩이 다 떨어져서 요즘엔 검은콩을 넣고 있습니다. 서리태는 아닌 것 같고 그냥 방콩-인지 밤콩인지;-이라고 부르는 검은 콩입니다. 밥에 잘 넣어먹지요. 서리태는 이 콩보다는 크기가 작고 속살이 푸른색입니다. 이 콩은 상아색이고요.

어느 날 저녁, 채소수프를 먹으려는데 포만감을 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달걀을 삶았습니다. 세 개를 삶아서 두 개는 놔두고 하나는 이렇게 담았습니다.


보통 크기의 달걀이 들어간 사진입니다. 절대 메추리알 아니고요...; 점보컵이라 용량이 조금 큽니다.

채소수프는 보글보글 끓여 충분히 데운 다음,


이렇게 담습니다.



아놔;;;;
간장을 쓴 것도 절대 아닙니다. 간은 그저 소금 아주 조금만으로 했을 뿐이고요 그나마도 냄비 하나에 소금 반 작은 술도 안 들어갔습니다. 저 색은 그저 콩 때문에 그런겁니다. 채소수프에 검은콩을 넣으면 어찌 될거란 생각도 전혀 없이 그저 콩이니 좋다면서 넣었는데 색이 저렇게 되었습니다. 같이 들어간 채소는 양파와 양배추와 당근. 이 주 전부터는 양파값이 비싸니 안 먹겠다면서 오로지 양배추와 당근과 콩만 넣고 푹 끓이고 있습니다.

콩은 그냥 넣는 것이 아니라 한 차례 삶아 넣습니다. 그냥 넣으면 콩이 푹 익는 동안 당근이 뭉개집니다. 양배추는 완전히 분해되는 수준이고요. 그러니 미리 넣고 삶아서 준비했다가 당근 볶고 양배추 넣어서 숨이 죽고 난 다음에 콩을 넣습니다. 콩을 넣을 때는 채소 전체가 다 물에 잠길 정도로 물을 붓지만 그 이후에는 더 붓지 않습니다. 식사시간에 물을 먹지 않는 버릇을 들였더니 채소수프의 국물도 잘 안 먹게 되더군요. 달큰하니 맛있긴 하지만 데우지 않고 먹을 때는 내키지 않습니다. 만약 저기에 밥을 넣어서 죽으로 끓여내면 더 맛있겠지만 일부러 채소만 먹고 있는 걸요.

어쨌건 정체를 알 수 없는 채소수프-라고 여전히 우깁니다-지만 콩이 듬뿍 들어가고 양배추도 많아서 달달합니다. 게다가 제가 콩을 아주 많이 좋아하거든요. 그런고로 식사시간은 굉장히 즐겁습니다. 후후후~♡
올해 춘곤증이 거의 없는 이유도 이 덕분이 아닐까 싶네요. 이제 밀가루만 줄이면 부피감량도 상당히 쉬울텐데...;


덧붙임. 제목에 대한 답을 안 적었더군요. 검은콩을 넣은 수프를 권장하지 않는 이유? 그야 비쥬얼 때문입니다.-ㅁ-; 혼자 먹는 것이라면 전혀 관계없지만 혹시라도 누군가를 대접하려고 만든다면 '검은 것은 몸에 굉장히 좋대요. <미스터 초밥왕>이나 <생로병사의 비밀>도 안 보셨어요? 라고 말하세요. 과장된 언사가 당신을 살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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