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자와 호노부, <인사이트 밀>, 최고은 역, 학산문화사, 2008, 13000원


지금 서지사항 찾아 적으면서, "이거 학산문화사 책이었어? 어쩐지!"라고 경악하고 있습니다. 출판사가 어딘지 확인할 생각도 안하고 서가에 꽂혀 있는 책을 그냥 찾아 꺼내왔거든요. 그러고 보니 이 책, 정말 저자와 역자만 확인하고 출판사는 확인 안했습니다. 으허..; 보통은 일본 소설 꺼내면서 출판사도 확인하거든요. 어쩐지 판형이 다른 소설과는 다른 판형-<하늘속> 같은-이길래 독특하다 했지요. 역자 이름도 만화책 쪽에서 더 많이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ㅂ' (물론 저도 제 기억력을 100% 신뢰하진 않습니다; 으하;)

지금 방금 전 책 다 읽고 나서 반쯤은 흥분해서 책 감상을 올리고 있다니까요. 평소라면 취침해야하는 이 시간에 위키 프로그램 업데이트 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하하;


도서관 서가를 휘휘 둘러보다가 골라온 책이란 건 앞서도 이야기 했었고, 마지막의 몇 장과 후기만 읽어보고 잠시 고민하다가 작가를 믿고 뽑아온 책입니다. 요네자와 호노부. 제가 상당히 좋아하는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시리즈의 작가거든요. <가을철~>도 기대하고 있는데 그 사이 다른 책이 번역되어 나왔나봅니다. 본격 추리라서 조금 망설였지만 최근에는 유혈낭자한 추리소설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는 생각에 뽑아 들었습니다.
저보다는 G가 먼저 읽었는데 평은 그다지 좋지 않더군요. 요즘 심리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서 읽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오늘 마음 잡고 읽었습니다.


;ㅂ;

미스터리 팬들에게 강력 추천! (이라고 하면 또 나중에 실망하실까봐 기대치를 줄이고 싶지만...;)

시작부분은 어떻게 보면 평범한데 힘 없고 맥 없는 녀석이 주인공이라 기운이 빠졌습니다. 하지만 그게 ... 라고 뒤까지 이어 쓰다보니 내용 폭로가 될 수 있겠군요.

일단 맨 앞의 배치도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어디서 많이 본 방 배치입니다. 십각관도 비슷했고 시계관도 비슷하지 않았나 합니다. 그러고 보니 용와정 살인사건도 그랬지요. 그리고 또 비슷한 느낌의 배치는 많습니다. 보고 있자면 어디서 많이 봤는데 싶은 이야기가 있고요.
그리고 462페이지. 아니, 정확하게는 그 100페이지 앞 쯤에서부터-분위기의 반전은 시작됩니다. 거기서부터 입을 떡 벌리고 처음 느꼈던 이야기에 대한 '간격'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는 에필로그를 보고는 한숨을 푹 내쉬면서 마무리 하게 되지요. 하하. 가능한 많은 정보를 담고 싶지만 추리소설에서는 그렇게 하면 내용 폭로가 지나치게 많겠지요.
간단하게 내용을 이야기 하자면 굉장히 이상한 아르바이트 모집광고에서 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름과 성도 독특한 일련의 사람들은 자신들 나름의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아르바이트 모집에 응시합니다. 처음에는 장난 삼아 실수겠거니 생각했던 상황은 곧 이상하게 돌아갑니다. 등장인물들이 실험의 대상자가 된다는 점에서는 여러 인문학 실험과도 닮아 있지만 나중에 누군가 지적했던 대로 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코드가 있습니다. 방관자이자 주시자인 저에게도 그런 코드가 보였는데 모르는 사람들에게 있어 그건 아무것도 아니겠더라 싶었습니다.'ㅂ'
요약하면 호기심, 장난, 도전 등 다양한 이유로 이상한 아르바이트 모집에 응모하여 선발된 사람들이 사건에 휘말린다는 이야깁니다. 추리소설이니 어떤 사건인지는 대강 짐작 가시죠?


목요조곡에 대한 추가 감상 더.
- 99년 작품이라 그런지 초기 분위기가 많이 감돕니다. 뒷맛이 깨끗한 편인 것도 그래서가 아닌가 합니다.
- 최근 읽은 온다 리쿠 작품 중에서 분위기가 비슷한 것을 꼽으라면 <초콜릿 코스모스>. 특히 함께 식사하는 장면에서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작품, 남자는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군요.
- <***>가 시작하는 장면에서 등장했기 때문에 <초콜릿 코스모스>와 연결했는지도 모릅니다. 연결 고리가 있잖아요.
- 저런 집 한 채 있으면 좋겠다...라며 보고 있었습니다.
- 아니, 사실 집만 있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저런 집사(!)도 한 명? 기왕이면 알프레도나 엠마나 와타누키나 ... 그러고 보니 최근에 본 소설인지 뭔지에서 최강의 집사 반열에 올리겠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누군지 기억이 안납니다. 혹시 <마술사가 너무 많다>일까요. 일본소설인 것 같기도 하고. 메이드는 엠마씨가 좋아요.(..)
- 다 보고 나면 그 다음주 목요일에는 왠지 친구들을 불러서 파자마 파티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다들 좋아하는 책 한 권씩 들고서 목요일에 모여 홍차나 커피 한 잔 같이 하며 느긋하게 거실에서 굴러다니며 시간을 즐기고 싶습니다. 목요일은 확실히 주의 중반을 넘긴 시점이고, 그 다음날이 금요일이니 주 5일제가 기본인 일본에서는 느긋하긴 하겠네요. 목요일의 모임이라.
- 위의 이유 때문에 <화요일 클럽의 살인>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화요일 클럽의 살인>은 어느 출판사 것이 번역이 괜찮은가요? 새로 한 권 더 살까 싶기도 한데. 가지고 있는 것은 해문의 문고판이거든요.

잡담은 이 정도. 안녕히 주무세요~.
(인사이트 밀을 보고 있노라면 역시 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팍팍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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