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님께 빌린 Happy SF 2호를 보다가 문득 생각난 것들을 모아 적습니다.
「국내 출판된 SF에 대한 모든 것!」을 읽다가 생긴 궁금증들인데, 주로 제가 어렸을 때 읽었던 책들에 대한 것입니다.

1. 진 아울이었나. <석기시대의 아울라>는 목록에 안 보이는군요. 소개된 다른 작품들을 볼 때 이것도 있을 법 한데, 제가 본 부분까지는 없는 것인지 아니면 실리지 않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동서문화사에서 <100만년 **>라는 시리즈로 6권 모두 소개되었습니다. 그 뒤 1992년에 정신세계사에서 <석기 시대의 여자 아일라>라는 제목으로 출간했습니다. 지진으로 부족을 모두 잃은 크로마뇽인 고아소녀가 네안데르탈인에게 받아들여진 뒤의 일을 모은 것인데요, 지금 생각하면 내용인 좀 ... ... 그렇습니다. 양쪽의 생활상에 대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닐진대, 네안데르탈인 쪽의 생활이나 문화에 대해 편견을 가지도록 만들었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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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있습니다. 330쪽에 나와 있군요.+ㅁ+ 하지만 내용 소개가 마음에 안듭니다.


2. 무슨 문고였는지도 잊었지만 애들용 문고로, 붉은 색 책등에다 앞 표지는 수채화도 유화도 아닌 어정쩡한 그림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지구 최후의 날>이란 제목이었다고 기억하고요. 딥 임팩트와 유사하게 행성 두 개가 지구로 돌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뒤의 일입니다. 사람들은 대 패닉을 일으키고 그 중 일부 사람들은 지구를 탈출하기 위한 로켓을 만듭니다. 행성 중 하나는 지구를 치고 지나가지만 다른 하나는 그 와중에 태양계의 중력에 이끌려 지구의 자리를 대신 차지할테니 거기로 갈아타면(...)된다는 거였지요. 엔딩이 조금 뜨악-건너간 행성에서 토끼 비슷한 것을 잡아, 이걸로 파티하자~는 분위기였던 걸로 기억-했던 것 빼고는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3. 그것도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전집이었나요? 도서관에서 본 거였는데 20권은 넘었다고 기억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또 다른 전집은 추리소설이었는데 아주 흡족하게 다 빌려다보았습니다. 거기에 한국에는 정식 발매되지 않은 추리소설이 대거 끼어 있었거든요. 낸시 드류였던가, 지경사에서 <서커스 소녀의 비밀>이라는 책 달랑 한 권만 내 준 그 쥬브나일 추리소설이 있었던 겁니다. 그런 류의 추리소설이 대거 들어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구할 수도 없을테고 다시 본다 한들 재미없다 할 것 같아서 다시 정식 발매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흑흑.
아, 본론은 그게 아니라..
같은 세트로 나온 것 같은 SF 전집도 있었는데요, 거기에서 기억에 남는 소설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이 목록에도 있을 거라 생각은 하는데 정확하게 어떤 건지 감이 안 잡히는군요. 삶이 무료해서 차를 몰고 가다가 절벽으로 떨어져서 자살을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는 미래입니다. 그리고 이 몸이 내 몸이 아닌겁니다. 자기의 혼이 다른 사람의 몸을 꿰어 차고 들어가 있었고 그게 모종의 실험 결과였다는 겁니다. 결말 부분만 확실하게 기억하는데, 몸을 빼앗긴 사람에게 자신의 몸을 돌려주던가 하고 자기는 비서인가 누군가, 하여간 여자랑 함께 하늘나라로 올라갑니다. 아니, 말 그대로 몸을 떠나 죽은거예요.;;

4. 옛날 옛적 완전학습이라는 문제지가 있었습니다. 이달학습과 완전학습 둘다 좋아했는데 편집은 완전학습쪽이 취향이었습니다. 어쨌건, 완전학습에 연재되던 SF 소설이 있었는데 이게 한국작가가 쓴 건지 외국작가의 작품을 번역한 건지 알 수 없습니다. 기억에 남아 있는 삽화를 떠올리자면 일본쪽에서 들여온게 아닌가 하는데 말입니다. 주인공 여자애가 입고 있는 치마가 무릎 위 20cm... (응?)
내용이 타임패트롤 쪽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시간을 종횡무진 움직이면서 얼굴은 20면상처럼 알려지지 않은 어느 괴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주인공의 아버지는 형사였고요. 주인공도 몸캐릭터-가나와 비슷한 타입이었을테니, 따지고보면 QED와 조금 닮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5. 나이트 폴도 있군요. 이것도 어렸을 적에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었는데 꽤 인상깊었습니다. 그 때 이걸 빌린 이유가... 추리소설이 읽고 싶은데 도서관에 있는 웬만한 건 다 읽었고, 그래서 그럴듯한 다른 소설을 찾다가 발견한 것 같은데 말입니다. 설정 때문에 그랬는지 마비노기를 시작할 당시에 달이 두 개 뜨는 것을 보고는 나이트 폴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6. 핵전쟁 후의 이야기에 다룬 소설도 예전에 한 권 읽은 것이 있습니다. 배경은 독일이었다고 기억하고요. 주인공은 누나와 부모님이 있는 4인 가족. 어느 날 가족 모두가 차를 타고 할머니 댁에 가는 도중 갑자기 이상한 폭풍을 맞습니다. 폭풍으로 인해 차는 완전히 망가지고 주변은 폐허가 됩니다. 할머니 댁이 더 가까워서 그쪽으로 걸어가는 도중 어머니는 여동생을 사산하고 사망, 간신히 할머니 댁에 도착했으나 할머니는 핵폭탄이 떨어진 뮌헨에 일이 있어 가 계셨기 때문에 생사 불명이고, 그 집에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정확한 상황은 나오지 않지만 그저 뮌헨에 핵폭탄이 떨어졌고 그 때문에 독일 사람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는 설정인듯 합니다. 누나도 핵폭풍을 정면으로 맞았기 때문에 백혈병으로 사망합니다. 결국 살아 남은 것은 아버지와 아들뿐이었지요. 폭탄이 떨어진 이후 몇 년간이나 어렵게 살아가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간다, 희망은 있다는 내용입니다. 장면 묘사는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의 원폭보다는 체르노빌 사태를 참고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어쨌건 제목이 기억 안납니다...;


7. 응? <세상의 모든 딸들> 3권이 야난의 아들 이야기였나요? 1-2권과는 완전히 다른, 외전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말입니다.
지금 교보에서 검색해보니 제 기억이 맞나봅니다. 1-2권은 야난의 이야기, 3권은 야난의 부족(아니 혈족이라고 해야하나..)과 관계가 있고 야난과도 간접적인 인연이 있는 남자아이가 주인공입니다. 양쪽 이야기 모두 결말이 취향이 아니어서 기억하고 있었지요.


8. <전갈의 아이> 내용 소개가 왜 저래요! 입에서 불을 뿜고 싶은 심정입니다. 흑흑흑.. 저것만 두고 보면 온유한 감정 교류 작품으로 보이지만 실제 읽어보면 처절한 자아성찰 및 성장소설이라고요.


9. 으허허. <스핑크스의 저주>도 소개되었군요. 고등학교 때 추리소설이 읽고 싶은데 하도 읽을 것이 없어서 손 댔다가 좌절했던 작품인데 말입니다. 그 때는 셜록 홈즈 완역판이란 것도 없었습니다.-_-y~


10. 초등학교 다닐 때 말입니다, 방학 때만 되면 위쪽에서 내려온 과학 소설과 과학 관련 무슨 서적들을 팔았습니다. 사이즈가 B5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리 두껍지 않았습니다. 방학 동안 과학에 대한 관심을 키우라는 이유였겠지요. 지금에 비하면 천양지차? 과학을 그렇게 강조하지는 않으니까요.
하여간 그 때 <앞으로 30년>, <앞으로 50년> 등의 꽤 재미있는 미래 예측 책들도 봤습니다. 기억나는 것 중에는 앞으로 30년 내에 "배양 용기에 담긴 고기 세포를 집에 가져가 배양 해서 고기를 먹게 될 것이다"는 것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미친듯이 웃을 수 밖에 없는 이야기로군요. 앞으로 12년 남았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SF 소설도 있었습니다. 위의 목록에서 본 기억은 없는데 대강 훑어봐서 그럴거라 생각합니다. 절대 없을리 없거든요.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홈즈-왓슨처럼 세트입니다. 왓슨에 해당되는 쪽은 주인공의 절친한 친구로, 키가 조금 작고 땅딸막하며 성격이 조금 나쁩니다. 주인공은 엄친아였다고 기억하는데, 그것도 일반적인 엄친아가 아니라 무려 세계 뭐시기 기구의 최연소 의원인가 뭔가입니다. 주인공이 자기의 정체를 드러내는 방법이 팔에 힘을 주는 거였습니다. 힘을 주면 근육 안에 어떻게 해서 염색인지 문신인지 한 마크가 떠오른답니다.'ㅂ' 제가 본 것은 로봇 스파이를 찾는 것이었는데 모두 인간으로 밝혀진 다음 누가 스파이인지 최종적으로 찾는 방법이 재미있었습니다. 로봇 3원칙의 함정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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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 이정도. 이렇게 되면 Happy SF도 사야하는군요. 목록 체크해보고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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